김기현도 인정한 수도권 총선 빨간불
여론조사 살펴보니 상황은 심각한 수준
사고당협↑ 표심밭 다지기 더욱 어려워
리더십 훼손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이종찬 제23대 광복회장 취임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이종찬 제23대 광복회장 취임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국민의힘이 벌써부터 내년 총선 수도권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김기현 대표도 수도권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보다 오차범위 내인 5~6%포인트가량 높게 나온 동아일보 여론조사에 대해 “굉장히 아프게 받아들인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는 말을 남겼다. 문제는 사고당협이 많다는 점이다. 7월말까지 사고당협에 당협위원장을 뽑겠다고 했지만 그 이후의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녹록지 않은 총선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표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런 이유로 김기현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동아일보 여론조사를 언급하면서 “굉장히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 수도권에서 녹록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동아일보가 9∼12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서울·경기·인천 유권자 각각 800명, 802명, 803명 등 총 2405명을 조사한 결과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서울 유권자의 30.8%가 국민의힘, 35.1%가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유권자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후보 지지가 30.6%, 민주당 후보 지지가 37.4%로 집계됐다. 인천 유권자 중 30.8%는 국민의힘 후보를, 35.7%는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정권견제론과 정권안정론을 두고 비교할 때 서울은 42.2%, 31.9%로 나타났고, 경기도는 42.7%, 33.2%, 인천은 42.7%, 34.5%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서울 경기 9.0%, 인천 9.6%. 유선 전화면접(서울 경기 21%, 인천 20%)과 무선 전화면접(서울 경기 79%, 인천 80%) 방식으로 유선 RDD와 3개 이동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 같은 여론조사를 놓고 볼 때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 수도권에서 만만치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관련해서 킬러문항 배제를 언급하면서 당장 9월 모의고사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학원가는 술렁거릴 수밖에 없다. 또 사교육 카르텔을 집중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3수험생이나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2월께 이 문제를 건드렸다면 충분히 이해하지만 수능이 5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문제는 학원가 상당수가 대치동이나 목동 등에 포진돼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 지역 표심이 상당히 요동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해당 지역들이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라는 점이다. 이는 내년 총선을 가장 힘든 선거로 만드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대치동이나 목동을 중심으로 해서 표심이 요동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미 맘카페 등에서는 자식의 수능을 어떤 식으로 치러야 할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의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여기에 고3수험생을 둔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중학생과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들도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다. 즉, 내년 총선에서 과연 어떤 식의 표심이 작동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고3수험생도 내년에는 유권자가 되기 때문에 이들의 표심이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 이슈가 어떤 식으로 튈지는 예측할 수 없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사고당협이란

뿐만 아니라 사고당협 문제도 걸려있다. 사고당협이 지난해 말 26곳에서 6개월 만에 11곳 늘어난 37곳이 됐다. 이 중 26곳은 수도권인데 경기도가 14곳, 서울이 10곳, 인천이 2곳이다. 당협위원회는 국회의원 지역구 253곳에 만들어진 조직으로 총선 핵심 풀뿌리 조직이다. 해당 당협위원장은 사실상 총선 공천을 받는데 가장 유리하다. 이런 이유로 당협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한다.

사고당협이란 당협위원장 자리가 공석인 것을 말한다. 당협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 아무래도 해당 지역구는 활동이 뜸해질 수밖에 없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은 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지역 활동을 하면서 표심밭을 갈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당협위원장이 없다는 이유로 표심밭을 제대로 갈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사고당협에서는 플래카드조차 걸지 못하고 있다. 즉, 민주당은 벌써 저만치 앞서 가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아직 출발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68곳 사고당협 중 42곳에 당협위원장을 임명했다. 하자민 나머지 26곳은 임명 보류했는데 그 사이 또 사고당협이 늘어난 것이다. 국민의힘은 7월 말에는 사고당협에 당협위원장을 앉힌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왜냐하면 인재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 지지율이 답보상태이다.

또한 앞서 동아일보 여론조사도 언급했지만 수도권의 경우 정권안정론보다는 정권심판론이 더 강하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에게 유리한 지역이 아니면 당협위원장으로 가려고 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당협위원장으로 가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해서 국회의원 배지를 단다는 보장이 없다. 이에 차라리 공공기관에 자리를 구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즉, 기약도 없는 국회의원 출마보다는 공공기관장으로 가서 월급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친윤-비윤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 상황 속에서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는 총선 공천판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차라리 공공기관장으로 가는 것이 더 속 편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인재난을 겪고 있다.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인재가 너무 넘쳐나서 탈이다. 당선이 보다 쉬운 지역은 공공기관장으로 진출하기보다는 국회의원 후보가 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인재가 몰리고 있다. 인재가 몰린다는 것은 경쟁을 해야 하고, 누군가는 패배의 쓴맛을 맛보게 될 수밖에 없다는 걸 의미한다. 그것은 결국 공천 갈등으로도 이어진다. 왜냐하면 당협위원장이 되는 순간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협위원장 경쟁에서 패배한 쪽은 계속해서 문제 제기를 하면서 당이 한창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사고당협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표적인 것이 용인갑의 정찬민 의원 지역구이다. 현재 법정구속 상태인 정 의원이 2심에서 유죄를 받았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사고당협이 된다. 아울러 태영호 전 최고위원처럼 구설수 등으로 인해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사고당협이 된다. 따라서 사고당협이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실이나 정부에서도 내년 총선을 준비하기 위해 사고당협의 당협위원장 자리를 노릴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것은 결국 그동안 출마를 준비해왔던 토박이 출마자와의 경쟁이 불가피하고, 그에 따른 잡음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상황은 심각 수준

여기에 시도당 위원장 교체 역시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서울시당은 유경준 의원의 뒤를 누가 이일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경기도당은 안철수 의원이 거론되고 있지만 손사레를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시도당 위원장 교체 과정에서도 잡음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반면 민주당은 벌써부터 총선 체제로 들어갔다. 밑바닥을 훑으면서 계속해서 표심 다지기에 돌입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국민의힘은 출발선에서 한참 뒤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수도권 전멸설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수도권이 위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을 김 대표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슴이 아프다는 표현을 했다.

문제는 김기현 지도부가 과연 어젠다 선점도 제대로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기침을 하면 국민의힘은 입원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등에서 수능에서 킬러문항 배제를 언급했다면 국민의힘은 학원가 때려잡기에 나섰다. 그러면서 일타강사를 공격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능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그에 따른 대안 마련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일단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추면서 오히려 확성기의 볼륨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모이고 모이게 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통령실에서 내놓는 이슈를 따라가는 정도라는 평가를 내리게 된다. 그것은 전통적 지지자들에게는 먹힐 수 있는 전략이지만 중도층이 많은 수도권에서는 과연 좋은 전략인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비슷한 것으로 바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이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결사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대통령실이 오염수 방류에 대해 유연한 모습을 보이자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핵심은 인재영입이다. 김 대표는 계속해서 ‘검사 공천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검사 50여명 정도가 공천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인재난에 휩싸일 것이라는 말도 있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바로 물갈이가 이뤄져야 하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 내년 총선 때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현역 의원이 다시 출마한다면 ‘다른 인물을 뽑을 것’이란 응답이 34.3%로, 현역 의원을 다시 뽑겠다(20.1%)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즉, 물갈이를 염원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물갈이를 과연 얼마나 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의 입김이 없이 순수하게 공천룰로서 공천 물갈이를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자칫하면 ‘옥새들고 나르샤’ 시즌2를 만들어 낸다면 그에 따른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내년 총선이 엉망이 될 수도 있다. 즉, 대통령실이나 친윤계의 입김을 얼마나 차단해낼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지난 전당대회 당시 김 대표는 낮은 지지율에서 출발을 해서 친윤계의 등을 업고 당 대표가 됐다. 따라서 친윤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결국 공천 갈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이철규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이철규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기현의 리더십

이와 더불어 김 대표가 끝까지 당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총선 지휘를 할 수 있느냐도 중요한 문제다. 김 대표는 총선 사령탑은 자신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 등은 ‘과연 그럴까’는 의문부호를 찍고 있다. 내년 총선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김 대표가 총선 사령탑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돼서 총선을 이끌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한 김 대표는 영남 출신이기 때문에 수도권 표심을 잘 아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도 있다. 그것은 결국 김 대표의 리더십에 상처를 주는 말이기도 하다. 그만큼 김 대표의 영(令)이 서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내년 총선에서 김 대표와 일선 조직과 엇박자가 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율이 최근 들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을 따라가는 경향이 강해졌다. 즉, 윤 대통령 지지율 등락에 따라 국민의힘 지지율도 요동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수도권에 정권심판론 바람이 거세게 분다면 국민의힘이 그 바람을 온전히 맞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민의힘으로서는 보다 근본적인 특단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