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정서 반하는 메시지 계속 내놔
김건희 여사 명품쇼핑에 ‘호객’ 표현
우크라이나 방문 옹호하고 나섰지만
심기경호에만 열중하는 대통령실 비난

우크라이나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우크라이나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실이 대통령 내외 관련된 논란에 대한 메시지가 국민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다.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 심기경호에만 매달렸을 뿐이지 국민정서를 제대로 읽어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것은 여러 사안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내년 총선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 심기경호에 매몰될 것이냐 아니면 국민정서를 제대로 읽을 것이냐라는 기로에 놓여 있다.

최근 대통령실의 행보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심기경호가 상당히 늘어났다고 평가받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리투아니아 방문 당시 명품매장에서 쇼핑했다는 현지 언론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명품매장에 들어간 이유가 호객행위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 부인이라도 해외 순방 중 공식 일정 외에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서 개인 돈으로 쇼핑을 하는 것을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나토 회의가 있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관련한 대응 전략이 주요 의제로 논의되는 가운데 김 여사가 쇼핑에 나섰다면 부주의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호객행위로 김 여사가 명품매장에 들어갔다고 해명한 것을 두고서는 “김 여사가 길을 가다 호객행위에 이끌려 갑자기 매장을 방문했다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나”고 조선일보는 비판했다.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보수언론도 비판에 나선 것이다.

보수층에서도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한 비판은 계속 이어졌다. 당시 경호처 인력이 16명이나 붙어 있었는데 매장 점원의 호객행위에 의해 매장에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경호처 담당자는 경질돼야 한다. 왜냐하면 경호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통령실의 해명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차라리 처음부터 김 여사가 명품 쇼핑을 하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명품 매장에 들어갔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면 논란은 금방 가라앉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이 어이없는 해명을 하면서 오히려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닭머리’라고 표현하면서 대통령실을 비판했다. 말이 되지 않는 해명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과거 청와대 경호처에 근무했던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가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미리 경호처 사람들이 사전답사를 해서 경호에 대해 논의한다는 것이다. 즉,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일정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대통령실의 해명이 어처구니없다고 비난한다. 결국 이러한 해명이 나온 것은 대통령실이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에 대한 심기경호를 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심기경호를 하다 보니 어처구니없는 해명이 나오게 된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만약 국민 정서를 먼저 생각했다면 이 같은 해명이 내놓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심기 경호에 매몰되면서 국민정서는 아예 생각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경북 예천군 산사태 현장을 둘러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경북 예천군 산사태 현장을 둘러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대통령실의 해명

여기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지냈던 성일종 의원은 19일 KBC ‘여의도초대석’에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에게 호객행위에 대해 물어봤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 수석은 ‘호객’이라고 이야기한 사람이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호객이라고 보도한 기자가 대통령실의 누가 ‘호객’이라고 말했는지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바이든=날리면 시즌2라고 평가내리고 있다. 결국 가짜뉴스로 취급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김건희 여사 명품 쇼핑 논란을 제대로 덮지를 못하니 ‘가짜뉴스’로 취급해서 이슈 전환을 꾀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 여사의 명품 쇼핑 논란에 대해 국민의힘의 심기경호는 점입가경이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리투아니아의 수출 2위가 섬유·패션인데, 그 부분을 알고 문화 탐방을 한 것”이라며 “이것도 하나의 외교”라고 주장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리투아니아 언론 보도를 보면, 대통령 부인의 행보가 ‘젊고 패션감각 있는 셀럽(유명인)’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야말로 심기경호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대통령실의 심기경호 두 번째는 바로 수해 상황 속에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어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이 해명한 것이다. KBS 홍사훈 기자는 대통령실의 해명을 전한 바 있다. 홍 기자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바가지로 물 퍼내는 것도 아닌데 외국에 있으나 한국에 있으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해명했다. 또한 “화상회의로 국내 상황을 진두지휘하면서 국익을 위한 외교에 역할을 한다면 그게 더 의미있는 리더의 책무 아니겠느냐”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러한 대통령실의 해명은 국민정서와는 완전히 반하는 그런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세기 들어오면서 통신이 비약적으로 발달했기 때문에 해외에서 보고받고 지시를 내리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대통령의 현장 보고는 과거에 통신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장을 직접 방문해 상황을 살피고, 그에 필요한 것을 보고 받고, 지시를 내리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지금은 굳이 현장을 가지 않아도 보고를 받을 수 있고, 지시를 내릴 수 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대통령실의 해명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국민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런 메시지가 나와야 하는데 대통령실은 ‘대통령으로서 충분히 할 일을 다 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해 피해 주민들의 실망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이 직접 현장에 가서 바가지로 물을 퍼달라는 요구가 아니다. 결국 핵심은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내놓는 말 한마디의 무게는 상당히 무겁다. 이런 이유로 피해 주민들이 대통령실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바라보는 것은 국민이 아니라 대통령이라는 것이 이번에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즉, 심기경호에만 몰두해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성 소피아 대성당을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성 소피아 대성당을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대통령실의 두둔

심기경호에 몰두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는 ‘이권 카르텔 보조금을 폐지해 수해 예산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이 두둔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 당장 수해 피해로 인해 지원이 요구되는데 이권 카르텔 보조금을 폐지해서 수해 예산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선후관계가 맞지 않는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특히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SNS를 통해 “이런 메시지를 낼 것을 대통령에게 조언한 참모는 당장 잘라야 한다”고 밝힐 정도로 국민정서와 맞지 않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권 카르텔은 정치적 용어이고, 수해복구는 절박한 현안”이라며 “이 두 가지를 엮는 것이 첫 번째 오류”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확히 액수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보조금을 어떻게 산출할지가 불명확한데 그것을 재원으로 하는 것이 두번째 오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위한 상식적 발언”이라며 옹호하고 나섰다. 윤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 말씀의 취지는 국민 혈세로 이권 카르텔의 배를 불리는 정치적 보조금, 끼리끼리 나눠 먹는 보조금 등 부적절하게 사용되던 국민 혈세를 재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드리는 데 써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흡사 킬러수능 논란이 불거졌을 때 심기경호에 나선 국민의힘 모습을 보는 듯했다. 당시 윤 대통령이 킬러수능 관련된 발언을 쏟아내자 국민의힘은 일타강사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실어줬다. 일각에서는 이런 심기경호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두둔하고 있다.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통령실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러다 다 죽는다’는 위기론도 있다. 심기경호를 하게 되면 가장 좋은 것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르게 되면 여당의 지지율도 덩달아 오른다는 점이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하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게 된다면 여당의 지지율도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자꾸 대통령실에 따라간다는 점이다. 대통령실이 이슈를 던져주면 그 이슈를 포장하는 작업을 국민의힘이 맡고 있다. 이것이 당대 관계가 끈끈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지만 거꾸로 국민의힘은 ‘내용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슈 주도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비단 야당에 대한 이슈 주도권뿐만 아니라 대통령실에 대한 이슈 주도권도 포함돼 있다. 만약 그러하지 못하면 이슈를 자칫 대통령실에 계속 빼앗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책과 공약을 내걸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실의 생각과는 다를 수도 있다. 예컨대 A라는 공약을 국민의힘이 내걸었는데 대통령실에서는 A라는 공약은 윤석열 정부와 맞지 않은 공약이라고 밝혔을 경우 과연 국민의힘은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이냐는 것이다. 그때도 A라는 공약을 접고 대통령실의 의견을 좇아갈 것이냐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심기경호를 한다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총선 선거전략으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의힘이 이슈 주도권을 갖고 있어야 선거에서 승리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비춰본다면 심기경호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당대 관계는 과연 어디로

현재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이슈 주도권을 가져올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도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출장소라는 별칭을 갖다. 지금과 같이 계속해서 심기경호를 한다면 이 같은 별칭은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다. 결국 내년 총선 과정에서 상당한 고민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슈 주도권을 가져올 수도 없는 상황이다. 만약 갑자기 이슈 주도권을 가져올 경우 레임덕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그 적정 수준을 만들어 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이슈 주도권을 가져오는 데 힘써야 한다는 목가 나온다. 더불어 심기경호는 가급적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통령실을 향한 심기경호가 유권자들에게는 ‘대통령실 출장소’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충분하고, 내년 총선 표심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정 협의회에서 국민의힘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져야 한다는 게 해결책으로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이 이슈를 던져주면 그것에 대해 후속 대책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이슈 주도권을 점차 가져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이미 당 지도부가 친윤계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슈 주도권을 갖고 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게다가 당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이야기가 국민의힘만의 색깔이 없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앞세워 총선 승리를 하겠다는 전략이 외에는 없다고 지적한다. 이는 집권 초기에는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내년 총선은 그야말로 심판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국민의힘의 선거전략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슈 주도권을 국민의힘이 갖고 오지 않는 이상 내년 총선 승리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심기경호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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