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상의 전쟁 중 국가 방문, 베트남전 이후 57년만
부차 학살현장 방문 이어 젤렌스키와 정상회담 진행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사진은 러시아 측 공격으로 파괴된 이르핀 모습을 살펴보는 윤 대통령 내외 모습이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사진은 러시아 측 공격으로 파괴된 이르핀 모습을 살펴보는 윤 대통령 내외 모습이다. [사진제공=대통령실]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이번 방문으로 윤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15일 정상회담을 갖고, 지원 확대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 같은 행보는 책임있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역할 모델을 구상해 온 윤 대통령의 정책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을 떠난 윤 대통령 부부는 리투아니아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이동, 2박3일 간의 폴란드 일정을 소화했다. 이로써 당초 예정됐던 순방 일정이 모두 끝나고 윤 대통령 부부는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로 향한 것.

원래 4박6일이었던 순방 기간도 연장된 것은 물론, 보안을 철저히 유지해 전격 방문한 점이 관심을 끈다. 특히 베트남전 이후 우리 정상이 전시 상황인 타국을 57년만에 처음 방문한 기록을 세워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대목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 학살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 피해를 크게 입은 이르핀 상황을 살폈다. 이후 윤 대통령은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회담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 희망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뜻을 천명했다.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는 군수물자 지원 확대 등 우크라에 대한 안보 지원, 인도적 지원 물품의 신속한 전달, 재정 지원 등을 망라한다. 아울러 인프라 재건 등 협력사업 발굴도 포함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안보 지원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군수물자 지원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시아와의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에 일각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확고한 정책 방향을 강조한 셈이다. 

그는 “지난해 방탄복, 헬멧 등에 이어 올해 더 큰 규모로 군수 물자를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취약해진 글로벌 식량안보, 에너지 안보 증진을 위한 국제 사회의 논의와 행동을 이끌어 나가고자 한다”고 언급해, 글로벌 사회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목소리를 더 낼 것임도 시사했다. 대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여론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일명 평화공식(Peace Formula)에 대해서도 호평했다. 또 성공적인 평화공식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는 점도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주요 개발도상국들이 평화공식 정상회의에 보다 많이 참여하고 자유 연대에 동참하도록 촉진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안전장비 신속 전달 등 적극적인 인도적 지원 방침을 밝히면서 인프라 건설, 교육기관 재건, 장학프로그램 확대 등을 담은 전후 재건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재정지원 신설도 약속했다. 또한 세계은행과 협력해 재정지원도 새롭게 실시할 계획임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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