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尹 풍자만화 금상 수상 후 전시
보조금 48% 삭감…‘반토막’ 편성 논란↑
문체부 “지원사업서 부정수급 사례 발견”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에 대한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에 대한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지난해 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인 풍자만화 ‘윤석열차’를 전시해 정부로부터 엄중 경고 조치를 받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내년 예산이 대폭 삭감될 전망이다.

21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따르면 내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하 진흥원)의 국고보조금 예산안은 60억원가량으로 올해 116억4000만원과 비교해 약 56억원(48%) 삭감됐다.

문체부는 이 같은 예산을 삭감하는 대신 올해 콘텐츠 분야의 예산안을 배정하면서 진흥원 사업과 상당 부분 겹치는 웹툰산업 전문인력 교육 사업에 20억원을 새로 편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진흥원 예산에서 국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8%로, 국비 지원이 반토막이 날 경우 사실상 관련 사업들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진흥원 관계자는 “아직 예산 삭감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결정될 경우 관련 사업은 축소될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진흥원 예산 삭감에 대해 일명 ‘괘씸죄’가 적용됐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문체부는 이날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내년 진흥원 예산을 절반 가까이 삭감하고, 그 예산을 신규 콘텐츠 사업에 전용 배정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문체부는 “정부 예산 편성 방향 및 만화계 의견을 반영해 만화·웹툰 산업 육성 사업 전체 예산을 설계하고 조정하는 과정에 있다”며 “보도된 예산 삭감 사업은 정부 예산 편성 방향 및 평가 결과에 따라 조정된 것이며, 특정 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여부와 규모는 매년 정책 방향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웹툰창작체험관 및 지역웹툰캠퍼스 사업, 만화산업 전문인력 양성은 정부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예산의 투입 대비 효과가 부진하다는 사유로 내년 예산안에 편성되지 않았다”며 “청년 장애인 웹툰 아카데미 사업예산은 보도와 달리 예산안에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체부는 진흥원의 만화 출판 지원과 만화콘텐츠 다각화 지원, 수출작품 번역 지원사업에서 부정수급 사례가 발견됨에 따라 보조금이 삭감됐고, 만화·웹툰 산업에 대한 예산 지원은 지원 방식을 바꾼 새로운 사업을 통해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해외 전시 및 교류 사업에 대해서는 “‘만화 해외진출 지원사업의 철저한 역할분담이 필요하므로 만화영상진흥원 보조 사업을 이양하라’는 지난 2022년 보조사업 연장평가 결과에 따라 이미 타 기관으로 이관이 결정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진흥원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인 ‘윤석열차’가 금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해당 작품은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기간 동안 한국만화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해당 그림에는 윤 대통령의 얼굴을 그린 열차가 크게 자리해 있으며, 조종석에 아내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여성이 그려져 있다. 열차 객실 칸에는 검사 복장의 남성 여러 명이 칼을 든 채 열차에 타고 있으며, 그 앞에는 시민들이 놀라 달아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윤석열차’ 그림 전시에 대해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었다. 이에 문체부는 학생 공모전 취지에 적합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흥원에 엄중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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