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건의 시점 두고 팽팽한 이견 보여
혁신위원 3명 혁신안 송부 시기 두고 사퇴
뜻 관철되지 않으면 해산될 가능성도 있어
인요한 혁신위 운명, 김기현 지도부로 이어져
내년 총선 한동훈 비대위 체제로 치러질 수도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8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nbsp;[사진제공=뉴시스]<br>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8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박소연·이젬마·임장미 등 국민의힘 혁신위원 3명이 지난 23일 사퇴의사를 밝혔다. 사퇴 이유는 중진 및 친윤 인사에 대한 사퇴 권고를 공식 안건으로 의결해 최고위원회의에 송부하는 시점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진 용퇴론을 두고 혁신위가 해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데 이어 이번에는 실제로 혁신위원들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사퇴 의사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사퇴 의사를 철회할 수도 있다.

송부 시점 두고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좌초될 수도 있다고 우려가 나왔지만 그것이 현실화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박소연·이젬마·임장미 등 혁신위원 3명이 전날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그것은 현실화되고 있다. 이번 사퇴 의사에 대해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면 혁신위가 해산될 우려도 있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당 지도부, 중진, 친윤 인사에 대한 사퇴 권고를 정식 안건으로 의결, 최고위원회의에 송부하는 시점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그러자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최고위원회의에 안건으로 올려 당 지도부를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일주일 더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으면서 혁신위 내부에서도 중진 용퇴론을 두고 이견이 오갔다. 물론 중진 등이 용퇴해야 한다는 입장은 같지만 그 시기를 두고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당장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충돌한 것이다.

이에 인 위원장이 중진 용퇴론을 다음주 공식 안건으로 의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3명의 혁신위원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만큼 사퇴 권고안의 송부 시기를 두고 팽팽한 이견이 오간 것이다. 이는 중진 용퇴론을 계속 압박하지 않으면 결국 유마무야 될 것이라는 혁신위원 3명의 생각이 담긴 것이다.

사퇴 압박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혁신위에 자신들이 합류하게 된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인데 중진 용퇴론이 관철되지 않으면 혁신위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혁신위원들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혁신위뿐만 아니라 김기현 지도부에서도 상당한 충격이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혁신위가 좌초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혁신위가 좌초되면 김기현 지도부의 리더십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혁신위원회 10차회의에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혁신위원회 10차회의에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기현 리더십 타격

김기현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는 한 몸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이유로 인요한 혁신위가 좌절되면 김기현 지도부는 해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혁신위가 좌초되면 여론은 “국민의힘은 더 이상 혁신할 생각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것은 곧 김기현 지도부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기현 지도부가 와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기현 지도부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꼴이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비대위원회가 출범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비대위원장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앉아서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그만큼 혁신위와 김기현 지도부가 한 몸이나 다름없다. 물론 현재 김기현 지도부가 회생할 가능성은 있다. 그것은 혁신위가 요구하는 중진 용퇴론을 수용한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 중진, 친윤 인사들이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이준석 신당 창당과 맞물려

당 안팎에서는 중대한 결정을 일주일밖에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은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무조건 일주일 안에 결정하라는 것은 너무 촉박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일주일 안에 김기현 지도부가 결판이 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주일 후에도 결국 중진 용퇴론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벌써부터 비대위 체제 전환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비대위로 전환해서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다음주 당무 감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당무 감사 하위 평가 22명에 대한 명단이 발표되면 그에 따라 당은 술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당에 상당한 요동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이준석 신당 창당과 맞물려서 엄청난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그 파장은 결국 김기현 지도부의 생존과도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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