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단 물러나고 젊은 경영인 중용 전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엔 최창원 부회장 거론

SK 최태원 회장 [사진출처=뉴시스]
SK 최태원 회장 [사진출처=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SK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최태원 회장이 젊은 경영자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남기면서 부회장단이 퇴진하고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 회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미들버그에서 최종현학술원이 개최한 ‘2023 트랜스퍼시픽다이얼로그(TPD)’ 포럼에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영진 개편에 대해 묻는 질문에 “새로운 경영진, 또 젊은 경영자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때가 온다. 변화는 항상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의 임원인사는 오는 7일 단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장동현 SK(주) 부회장 등 4명의 부회장단이 퇴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도쿄포럼 2023’에 참석한 이후 각 부회장들에게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경영쇄신 의지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EO 세미나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당시 최 회장은 30여명의 그룹 CEO가 모인 자리에서 SK의 투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빠른 변화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계열사들의 투자 및 인수가 손실로 이어지면서 이 같은 질타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미국에 솔리다임을 세우고 10조원대의 M&A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낸드 시장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솔리다임은 적자를 이어갔고 올해 3분기 결국 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SK온 역시 미국, 중국 등 해외 공장 설립을 추진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통해 그룹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올해 상반기 476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3분기에도 861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SK온 역시 CEO 교체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대대적인 인사 교체설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본격적인 쇄신을 위해 그룹 2인자 자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오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최 부회장은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최 회장과는 사촌 지간이며 SK디스커버리의 지분 40.1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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