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로 점차 가닥
정치적 경험 아예 없는 것이 큰 문제로
총선 공천 관리 여부가 시험대로 될 수도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두기는 어떤 식으로

법무부 한동훈  장관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법무부 한동훈 장관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국민의힘이 비대위원회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도부는 주말 동안 비대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대위원장에 앉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한다고 해도 쉽지 않은 비대위의 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수도권 위기론이 나오면서 혁신위를 띄웠지만 아무런 결실을 보지 못한 국민의힘이다.

보궐선거 참패 타격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는 국민의힘에 있어 상당히 큰 타격을 줬다. 문제는 그 이후 과연 얼마나 변화했느냐는 것이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하고 조기 해산했다. 인요한 비대위는 중진 용퇴론을 꺼내 들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 결국 김기현 전 대표만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오죽하면 인요한 혁신위가 한 유일한 성과는 김기현을 당 대표에서 끌어내린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과연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자체 조사한 보고서 등에서 서울 49석 중 6석이 우세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물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크게 요동쳤다. 혁신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은 좌초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보이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00석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기현 전 대표가 당 대표를 사퇴하면서 비대위원장을 내세워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당 대표가 공석이 되면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하지만 원내대표가 계속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을 수 없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열어서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하거나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야 한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내년 4월이 총선이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를 선출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문제에 봉착했다. 우선 당장 내년 2월까지 공천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자면 공천관리위원회를 꾸려야 하고, 선거관리위원회도 만들어야 한다. 즉, 당장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를 선출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비대위원장에 누가 앉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현재로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유력하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은 주말까지 의견 수렴을 해서 크리스마스이브 전후로 비대위원장 인선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인선은 시간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당 안팎에서 한 장관 비토론이 나오고 있지만 대세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장관만 한 인물이 당 안팎에 없다는 것이 당의 중론이다.

한 장관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한 장관의 인물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한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선 경쟁력에서 절대 뒤처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고 있다. 따라서 한 장관 중심으로 총선을 치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에 앉아서 당을 끌어 나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상징성이 있으며, 그에 따라 당이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고, 이에 총선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법무부 한동훈 장관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료를 읽어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법무부 한동훈 장관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료를 읽어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비대위원장으로

하지만 그것은 비대위원장의 성격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는 지적도 있다. 비대위원장 자리라는 것이 결국 당 대표를 대신하는 자리이면서 총선 공천권을 쥐고 흔드는 자리이다. 이런 이유로 정치적 노련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총선 공천 과정에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공천 칼질이다. 공천 칼질을 하다 보면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도 있기 마련이고, 공천 탈락에 반발하기도 마련이다. 그것을 비대위원장이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해서 구심력을 작동하게 하느냐 원심력을 작동하게 하느냐에 따라 대규모 탈당이 이뤄지느냐 아니냐가 갈리게 된다.

과연 한 장관이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겠냐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일각에서는 검찰 스타일로 할 경우 점령군 행세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19일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혁신위 할 때 현직과 전직 의원 3명 정도 빼고는 모두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세웠다면서 비대위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연직이어서 포함이 된다면서 ‘검경합동수사본부’라고 규정했다. 이어 절대 중진이 비대위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인요한 혁신위를 통해 이미 영남 중진은 ‘척결 대상’이라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대위에 신선하다고 생각되는 젊은 사람, 여성으로 앉히게 되고, 결국 거수기 역할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렇게 되면 한 장관과 윤 원내대표의 정치력으로 헤쳐 나가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한다고 해도 그에 대한 당내 반발이 거세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대위원장 자리라는 것이 결국 공천과도 연결되는 자리인데 당내 공천에 대한 반발이 생기게 되면 중심을 잡고 공천 탈락에 순응하게 만들어야 하는 리더십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문제는 한 장관이 정치적 경험이 없어서 그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록 배지 한번 달지 않은 예비 출마자들이라고 해도 만약 공천에서 탈락한다면 한 장관을 향해 ‘’애송이‘ 등의 발언을 쏟아내면서 탈당해 무소속 출마 등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보수가 분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탈당 러시를 어떤 식으로 최소화하느냐가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앉히게 되면 해야 할 고민이다. 이미 탈당을 결심할 정도가 되면 ‘먹던 우물에 침을 뱉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기 때문에 한동훈 비대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쏟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한 장관의 정치적 미래에는 상당한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것이 당 지지율과 대통령의 지지율인데 현재로서는 과연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를 깨고 40%로 돌파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고민이 깊어진 한동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장관에게 고민거리가 되는 이유는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한 몸으로 유권자들은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윤 대통령과 한 몸이라는 말에 대해 자신은 누구에게도 맹종한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아바타’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였다.

따라서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 자리에 앉는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앞으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출렁일 수밖에 없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려고 해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 자리에 앉는다면 윤 대통령과도 결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는 한 장관이 미래권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즉, 내년 총선을 단순히 정권안정론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를 수 없고, 미래권력을 위해 국민의힘에 투표해달라고 호소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장관이 윤 대통령과 결별도 해야 한다는 것이 당 안팎의 생각이다. 하지만 과연 한 장관이 윤 대통령과의 결별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이유로 내년 총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수도권 위기론을 어떤 식으로 돌파할 것인지에 대한 숙제도 남아있다. 이미 국민의힘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지만 서울 49석 중 6석이 우세하다는 보고서까지 냈다. 그만큼 수도권이 위기이다. 그동안 영남당이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하다 보니 수도권 위기론이 나왔다.

수도권 위기론을 타파하는 방법은 수도권에 영남 중진들을 대거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요한 혁신위원회도 하지 못한 것을 과연 한동훈 비대위가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한동훈 비대위가 정치적 노련미가 과연 존재할지도 불투명하다. 물론 공천관리위원회가 따로 있다고 하지만 결국 그 화살받이는 비대위가 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과연 한동훈 비대위가 어떤 식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닌지도 지켜봐야 한다.

지난 19일 서울 국회 입구에서 취재진들이 법무부 한동훈 장관을 둘러싸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19일 서울 국회 입구에서 취재진들이 법무부 한동훈 장관을 둘러싸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주당은 ‘땡큐’

또 다른 문제는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하게 된다면 민주당의 집중포화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당에서는 벌써부터 ‘땡큐’라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는 대선 주자로 부상되는 인물이 한 장관 이외에는 별다르게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만약 대선 주자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이낙연 전 대표 등이 있기 때문에 보완재가 충분하지만 국민의힘은 현재 그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한동훈 비대위를 향해 집중포화를 날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은 한 장관에게는 다소 부담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법무부 장관이었기 때문에 민주당은 비판 혹은 비난을 날리면서도 수위조절은 했다. 하지만 비대위원장이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때부터 무차별 난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한동훈이라는 인물 하나만 꺾으면 미래권력을 없애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뿐만 아니라 진보 유튜브 채널에서도 한 장관을 향한 공격이 거세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이유로 굳이 한 장관을 일찍 등판시켜야 하냐는 여론도 있다. 한 장관을 너무 빨리 소진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이에 일각에서는 비대위원장에 다른 사람을 앉히고 한 장관은 선거대책위원장에 앉아서 응원단장 노릇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선대위원장은 아무래도 비대위원장보다는 공격을 덜 받으면서 총선에서 뛰기 때문에 큰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다. 다만 당권을 잡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경험이 없는 한 장관으로서는 선대위원장을 하면서 정치적 경험을 쌓고,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이 다음 정치적 행보를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이대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가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우스워질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한동훈 비대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사람이 비대위원장으로 앉는다면 한동훈 장관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현재 국민의힘 비대위는 잘해야 반타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수능으로 치면 9월에 보는 모의고사가 7등급 나온 상황인데 서울대를 보내기 위해 과외선생을 모셔 온 꼴”이라고 비유했다. 즉, 현재로서 내년 총선을 위해 비대위를 꾸린다고 해도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선거라는 것이 하루 다르고 반나절 다르다는 말이 있다. 하루가 반년과 같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변화무쌍한 것이 선거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서는 한 장관이 비대위에 앉는 것이 과연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는 전략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찍히고 있지만 한 장관이 비대위를 제대로 잘 이끌어 간다면 내년 총선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

그런 정치력을 과연 한 장관이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그 첫 번째 시험대가 김건희 여사 특검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장관은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하게 돼 있다. 그리고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게 돼 있는 독소조항도 들어 있다”며 “무엇보다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과연 이것을 어떤 식으로 한 장관이 대처해 나갈 것인지가 가장 시급한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장관이 다음 대통령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생각해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서는 한동훈 비대위가 ‘개헌저지선’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만큼 국민의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대위가 어떤 식으로 출범할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내년 총선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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