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가장 큰 원인은 자산·소득 불평등
신혼부부 자산형성 지원...출산·돌봄 강화
총선 4호 공약 ‘저출생 종합대책’ 발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저출생 종합대책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 이 대표, 이개호 정책위의장.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저출생 종합대책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 이 대표, 이개호 정책위의장.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 총선을 앞두고 출생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저출생 종합대책’ 공약을 18일 발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2006년 이후 약 380조원의 예산을 저출생 대책으로 투입했지만, 대증요법으로 효과는 크지 않았다. 획기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며 결혼·출산·양육을 망라하는 정책 패키지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이날 발표한 공약은 주거와 자산, 돌봄은 물론 일·가정 양립 정책까지 한데 모은 패키지 형태다. 앞선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온동네 초등돌봄, 경로당 주 5일 점심 제도에 이은 4호 공약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이날 나란히 저출산 대책을 발표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여야 간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총선 전에도 즉시 입법하고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저출생 종합대책 발표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저출생 종합대책 발표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 대표는 공약 발표회에서 “아이를 왜 낳지 않을까, 가장 큰 원인은 아마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 줄어들거나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라며 “미래에 희망이 사라진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아마 불평등 문제일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특히 자산과 소득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모든 신혼부부의 기초자산 형성을 국가가 직접 지원하고 국가의 출산, 돌봄 책임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특히 신혼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라 할 수 있는 주거 문제에 대해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대표는 주거 대책으로 2자녀 출산 시 24평 주택을, 3자녀 출산 시 33평 주택을 각각 분양전환 공공임대 방식으로 제공하는 ‘우리아이 보듬주택’을 제시했다. 신혼부부 주거지원 대상도 7년 차에서 10년 차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결혼-출산-양육 드림(dream) 패키지’로 명명한 자산 대책은 비용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층 지원을 위해 ‘결혼-출산 지원금’을 도입하도록 했다.

소득이나 자산과 무관하게 모든 신혼부부에게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을 대출해주고, 출생 자녀수에 따라 원리금을 차등 감면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첫 자녀 출생 시 무이자로 전환해주고, 둘째 출생 시엔 무이자 혜택에 더해 원금을 50% 깎아준다. 셋째를 낳으면 원금 전액을 감면한다.

양육 지원금은 ‘우리아이 키움카드’, ‘우리아이 자립펀드’가 골자다. 키움카드란 8세부터 17세까지 자녀 1인당 월 20만원씩의 아동 수당을 카드로 지급하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자립펀드는 출생(0세)부터 고교 졸업(18세)까지 매월 10만원을 정부가 펀드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부모도 매달 10만원씩 입금할 수 있으며, 자녀는 성인이 되면 원금과 운용수익을 학자금이나 주택·창업·결혼 자금 등의 용도로 인출할 수 있다. 이때 증여세는 감면되고, 펀드 수익은 전액 비과세된다.

돌봄 대책은 현행 중위소득 150% 이하만 신청할 수 있었던 아이돌봄 서비스를 모든 가정에 제공하고 아이돌보미 돌봄 수당도 확대한 게 핵심이다. 미혼모·미혼부나 비혼 출산 가정에는 추가로 특별 바우처도 지원한다.

일·가정 양립 정책은 부모 누구나 출산휴가(급여)와 육아휴직(급여)을 쓸 수 있도록 보장한 게 핵심이다. 육아휴직 신청 시 자동으로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방안도 담겼다. 중소기업 소속 근로자라면 매달 5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민주당은 저출생 관련 정책 수립·집행을 위한 부처인 ‘인구위기대응부’(가칭) 신설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이 이날 오후 1호 공약으로 저출산 관련 패키지 대책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서 “오늘 국민의힘이 급작스럽게 저출생 대책을 발표하기로 한 걸 어제 저녁에 긴급 뉴스로 들었다. 원래 계획돼 있었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좋은 태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실현 가능한 안을 만들고 그중 여야 간에 의견 일치하는 건 총선 끝나고 할 필요 없이 지금 즉시 입법하고, 추경 편성해서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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