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노동자에게 도로 위는 작업장”
‘우리들이 지켜본다’ 손팻말 들기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관계자들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탄원서를 접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관계자들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탄원서를 접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만취 운전을 하던 20대 DJ가 50대 오토바이 배달원을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해 배달원을 비롯한 시민 1500명이 가해자 엄벌을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이 같은 탄원서를 제출했다.

라이더유니온 구교현 위원장은 “배달노동자에게 도로 위는 작업장인데, 음주운전은 마치 흉기를 들고 내가 일하는 현장에 뛰어들어 난동을 부리는 것과 같다”며 “이번 사건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는지 끝까지 지켜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구 위원장은 “언제까지 음주운전 사고를 말도 안 되게 방치할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라이더유니온은 설 연휴 기간 중 실시한 음주사고 관련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배달노동자 4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음주사고를 당하거나 주변의 사고를 목격한 노동자가 30% 이상을 차지했다.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조직국장은 “조사 결과 뺑소니를 당하거나 몸을 다치고 차량이 파손되는 등 피해를 본 라이더가 상당수”라며 “음주운전 실태 확인과 정밀 조사를 통해 문제점 파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단체는 ‘우리들이 지켜본다’, ‘라이더가 감시한다’는 손팻말을 든 채 서울중앙지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앞서 지난 3일 오전 4시 40분께 20대 여성 A씨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던 중 달리던 오토바이와 충돌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 배달원 B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혐의로 유명 DJ로 알려진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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