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지난해 순이익 4조6319억원 ‘역대 최대’
신한금융·하나금융 전년比 각각 6.4%↓, 3.3%↓
우리금융,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전년比 19.9%↓

[사진출처=뉴시스]
[사진출처=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줄줄이 이어진 가운데 희비가 엇갈렸다. KB금융이 안정적인 성장세로 최대 실적을 기록해 리딩금융 자리를 수성한 반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역성장했다. 특히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0% 가까운 급감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4조6319억원을 기록하며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는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증권,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꾸준한 이자 이익 증가와 안정적인 비용 관리에 기인한다. 그룹 희망퇴직과 은행 민생금융지원 그리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보수적 대손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크게 줄었지만 해당 요인을 제외한 경상 순이익은 약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룹의 탑라인(Top-line) 모든 부분이 고르고 강력한 수익 창출을 이어간 결과 지난해 총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수준인 17.8%의 연간 성장률을 시현하며 약 16조원을 기록했다”면서 “전사적 차원의 비용 효율성 개선 노력의 결실로 그룹 영업이익경비율(CIR)도 역대 최저 수준인 약 41%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함으로써 기업가치 제고에도 힘쓴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KB금융에 대해 “은행업 내에서 주도적으로 주주환원율을 개선시킬 점이 프리미엄으로 작용한다”며 “향후 ELS 자율배상 관련 손실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반영하더라도 올해 순이익은 5조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4% 줄어든 4조36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증권 사옥 매각 이익(세후 3220억원) 효과 소멸 등 비경상적 요인이 작용한 탓이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상생 금융지원 비용과 대체 투자자산 평가손실,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이 크게 발생하면서 전 분기 대비 53.9%가 줄어든 5497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실수요 중심의 기업 대출 성장을 통해 이자 마진 축소에도 불구하고 이자 이익을 방어했으며, 유가증권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비이자이익이 증가하는 등 견조한 이익 창출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룹 핵심 사업 부문에 대한 경쟁력 강화와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다변화된 수익 기반을 바탕으로 경상적으로 안정적인 손익을 기록했다”며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부동산 PF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과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상생 금융지원 등 고금리 지속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 완화를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충당금 증가로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으나 높아진 환원율 하에서 매 분기 균등 DPS(주당배당금) 540원과 자사주 1500억원 매입이 예상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은 3조4516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 감소한 규모로 충당금 적립과 투자은행(IB) 자산 관련 평가손실 등 비경상적인 비용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2.3% 늘어난 3조4766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4분기 누적 3709억원의 대규모 선제적 충당금 적립을 포함한 충당금 등 전입액은 전년 말 대비 41.1%(4998억원) 증가한 총 1조7148억원으로 그룹의 손실 흡수능력은 한층 더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제적 충당금을 제외한 대손비용률(Credit Cost)은 0.3%로 그룹의 경영계획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됐다”고 부연했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지난해 증권 부진이 워낙 심각했기에 올해 증권 실적 정상화만으로도 높은 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며 “무리한 자산 성장을 지양하고 있어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 따른 보통주자본비율 상승과 더불어 이익 성장으로 올해 좀 더 공격적인 배당 정책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리금융그룹은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부동산 PF 관련 대규모 충당금 전입으로 지난해 2조51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조1417억원) 대비 약 20%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은 민생금융지원 등 일회성 비용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선제적 비용을 반영하며 위기 대응력을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작년 한 해 취약 부문에 대한 건전성을 개선하는 한편, ‘우리자산운용·글로벌자산운용 통합’ 등 계열사를 정비해 그룹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면서 “올해는 위험가중자산 관리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도 선택과 집중의 성장전략과 자산관리부문 등 그룹 시너지 강화를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충당금 커버리지 비율이 229%로 크게 개선된 상황을 고려할 때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불구하고 올해 지배순이익은 3조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