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의사단체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 집회를 여는 가운데, 정부가 비대면 진료 등 의료계 압박 카드를 내밀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산하 16개 시도의사회(이하 시도의사회)는 15일 각 시도의사회 주관으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강행을 규탄하는 지역별 궐기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정부가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을 발표하자, 의협 등은 반발하며 다음날 대의원회 긴급 임시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결정했다. 이후 강원도의사회 김택우 회장을 비대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의협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사 증원을 강행하고 있다며 출범과 동시에 각 시도의사회에 기존 예정돼 있던 지역별 궐기대회 개최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 부산과 인천 지역 의사회를 시작으로 지난 14일에도 경기도와 대구시 의사회가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이날에는 대전시의사회가 오후 12시 30분 국민의힘 대전시당, 울산시의사회 오후 1시 국민의힘 울산시당 앞, 충청북도의사회 오후 1시 국민의힘 충북도당, 전라북도의사회 오후 1시 전주 풍납문광장, 강원도의사회 오후 2시 강원도청 앞 광장에서 각각 궐기대회를 개최한다.

뒤이어 광주와 전남이 오후 6시 국민의힘 광주시당에서 함께 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서울시의사회가 오후 7시 용산 대통령실 앞, 경상남도의사회 오후 7시 국민의힘 경남도당, 제주도의사회 오후 7시 제주도청, 경상북도의사회 7시 30분에 궐기대회를 연다. 

집회가 열리는 시각은 각 시도의사회의 여건에 따라 다르지만,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되도록 점심과 저녁 시간을 이용해 집회를 진행한다는 것이 의협의 설명이다.

또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투쟁을 위한 로드맵을 세우는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바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궐기대회 개최에 협조해 주신 16개 시도의사회 임직원 분들께 매우 감사드린다”며 “비대위원장으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반드시 막아내 14만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의사 단체의 집단행동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보건복지부는 비상진료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이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을 통해 “의료인의 기본 사명이 국민 건강과 생명 살리기인 만큼 존중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의사의 존재 이유는 환자에게 있는 것인데, 환자를 도구 삼아서 뜻을 관철하려고 하는 행동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군 병원을 활용한 응급실 이용, 공공의료기관들을 활용한 응급체계 대응, 기존 인력들이 보다 더 시간을 내 진료 시간을 확대하는 등 모든 대책을 준비해서 가급적 진료에 지장이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등이 파업해서 병원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하고, PA(진료보조) 지원인력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면진료 전면 확대와 PA 지원인력 합법화는 의료계 반대가 극심한 정책들로, 정부가 의료 공백 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압박까지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