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지원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 응답자 23%
연구진 “출발점의 차이는 청년 박탈감을 야기”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은 지난 2020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기년사진을 찍고 있는 졸업생 일동. [사진제공=뉴시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은 지난 2020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기년사진을 찍고 있는 졸업생 일동.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우리나라 청년 10명 중 4명은 부모 지원 없이 개인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 지원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고 여기는 청년의 수보다 2배가량 높았다.

19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청년의 공정한 사회진출을 위한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6월 전국 만 18~34세 청년 193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설문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부모 지원 없이도 노력한 만큼 성공할 수 있다’는 질문에 동의한 청년은 전체의 23.0%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경우는 2.1%, ‘그렇다’는 20.9%를 기록했다.

반면 이에 동의하지 않고 ‘그렇지 않다’ 혹은 ‘전혀 그렇지 않다’를 응답한 청년의 수는 42.7%에 달했다. 각각 37.3%, 5.4% 순이다.

동의하지 않은 비율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더 크게 나타났다. 묶음 별로 ▲만 19~24세 40.3% ▲만 25~29세 42.9% ▲만 30~34세 44.7%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자 중 43.8%의 청년은 ‘우리 사회는 공정하지 않다’고 정의했다. 이는 ‘공정하다’고 답한 응답자 16.6% 대비 약 2.6배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을 위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12월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을 위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성별, 연령, 지역, 학력, 직업, 주거형태 및 청년정책 참여 여부를 중심으로 청년 12명을 대상으로 1인당 1회 60분씩 심층면담한 결과도 공개됐다.

조사 결과 취업에 있어서 정보와 인맥의 중요도는 전국 일자리에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인맥 내에서 채용이 이뤄지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한 면담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인맥에 따라서 똑같은 점수라면 모르는 애보다는 아는 애가 나으니까, 이런 식으로 학연 아니면 지연 등으로 연결되다 보니 인맥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30대 남성·비수도권)

연구진은 “이와 같은 부분들이 축적되면 채용 기준의 공정성이 의심받게 되고 인맥과 차별된 정보가 없는 청년은 자신이 준비한 노력에 비해 결과적으로 피해를 받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최근 청년세대를 대상으로 한 ‘공정’ 논의는 교육, 취업, 주거 등 청년의 삶 영역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정리했다.

이어 “이러한 출발점의 차이는 청년들의 박탈감을 야기하고 향후 개인 역량, 자산, 직업 등에 있어 더욱 큰 격차를 재생산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며 “공정한 사회진출을 위해 청년정책의 목표 및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청년정책 대상자의 정책 효능감을 높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