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 15분기 연속 200%대 웃돌아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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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수준이 14분기째 위험 수위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72년 통계 작성 이후 최장기간이다. 특히 기업부채의 경우 부동산금융 관련 부실 리스크 상존해 있어 금융시장 전반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6일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신용 갭’은 지난해 3분기 말 10.5%포인트로, 2022년 2분기 말부터 지속적으로 10%포인트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 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가계·기업부채) 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나나 벗어났는지 나타내는 부채 위험 평가 지표다.

신용 갭은 2%포인트 미만이면 ‘보통’, 2~10%포인트는 ‘주의’, 10%포인트를 초과할 경우 ‘경보’단계로 분류된다. BIS는 민간신용 비율의 상승 속도가 과거 추세보다 빠르고 갭이 커지는 현상이 지속되면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신용 갭은 2019년 2분기 말(3%포인트) 주의 단계로 넘어간 이후 2020년 2분기 말 12.9%포인트까지 치솟으며 위험 수위인 경보 단계에 진입했다. 그다음 해 3분기 말에는 역대 최고치인 17.4%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어 2022년 3분기 말 16.8%포인트를 고점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10%포인트를 상회하고 있다.

이는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이 지난해 3분기 말 225.5%에 달하고, 2020년 1분기 말(200%) 이후 15분기째 200%를 웃도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3분기 말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1.5%,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24%로 각각 집계됐다.

과거 신용 갭이 10%포인트를 넘은 경우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이처럼 오랜 기간 지속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 4분기 말(13.2%포인트)부터 1998년 3분기 말(10.5%포인트)까지,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말(10.7%포인트)부터 2009년 4분기 말(11.2%포인트)까지 등이었다.

앞서 1980년대 초반에도 두 차례 10%포인트를 넘은 적이 있지만, 그런 상황이 1년 넘는 기간 연속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처럼 민간부채 수준이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금리 인하는 시장의 예상보다 후퇴하고 있어 부채 부담으로 인한 리스크도 향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부채의 경우 부동산금융 관련 부실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완중 선임연구위원은 “자본시장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간 높은 연계성과 비은행권의 높은 익스포저 등은 부동산금융의 구조적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급증한 부채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뿐만 아니라 부채 활용을 통해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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