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모습 ⓒ뉴시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모습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여야는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 극심한 시각차를 보였다. 여당은 2020년도 예산안의 원활한 통과에 대해 야당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독선적인 국정 운영을 고집하고 있다는 입증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2020년도 예산안이 원활하게 통과돼 민생경제 활력을 제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는 더 이상의 이론이 있을 수 없다”며 “2020년 예산은 우리경제의 ‘혁신의 힘’을 키우는 예산이자 ‘포용의 힘’과 ‘공정의 힘’을 키우는 예산이다. 평화의 힘’을 키우는 예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의 초당적 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며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과 국민경제의 안정을 위해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대통령이 여전히 민심을 무시하고 독선적인 국정 운영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을 뿐”이라며 “두 달 이상 국정을 마비시키고 국민을 들끓게 만든 조국 지명과 임명 강행에 대해 대통령은 책임 인정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유감 표현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 정권의 실정으로 고통받는 국민께 사죄 한마디 안 하는 오늘 대통령의 모습이 역설적으로 청와대 인적 쇄신의 시급성을 보여준다”며 “공수처 및 선거법 강행 포기와 청와대 인적 쇄신 등 책임있는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오늘 대통령의 시정 연설은 또 하나의 헛된 구호로 남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국민들이 진짜 듣고 싶어 하는 말은 찾을 수 없었던 연설이었다”고 꼬집었다.

최 수석대변인은 “국민을 두려워해야 할 정치의 꼭짓점에는 대통령이 자리하고 있다”며 “청와대에서 정치와 국회를 심판해 달라는 서슬 퍼런 말들 나온 지 채 몇 달이 되지 않았다. 경청을 넘어 실천이 뒤따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외 야당들도 시정연설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대안신당 장정숙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국민적 요구를 이해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그러나 대규모 거리집회에 대한 평면적 인식이 그랬듯 이미 우리 사회의 뿌리를 이루고 있는 구조적 불공정성에 대한 문제의식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반복되는 국론 분열은 국가 리더십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오늘 대통령은 국민의 공감을 사는 데 성공적이지 못했다. 앞으로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오늘 대통령 연설에서 불평등 해소, 기득권 타파를 위한 대통령의 의지가 기대와 달리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며 “조 전 장관 이후의 높아진 국민의 열망을 대통령이 제대로 공감을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하면서 과감한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불평등과 격차의 심화, 서민들의 고통, 사회적 분열이 극심한 상황에서 성찰과 다짐보다 자화자찬과 희망에 강조점을 둔 시정 연설에 많이 아쉽다”며 “예산확보가 힘의 논리로 연결돼 전통적인 강자 대구·경북과 신흥강자 부산·경남의 대결이 돼버리는 것을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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