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정국 이후 실책 잇따른 한국당, 내부 비판도
‘보수대통합’ 띄우며 분위기 쇄신 나선 黃, 결말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지난 8월부터 온 나라를 휩쓴 ‘조국 정국’이 마무리된 이후, 자유한국당이 잇따른 실책으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그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지명부터 인사청문회에 이어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에서 관련 이슈로 정부·여당에 날 선 공세를 펼치며, 당 지지율도 끌어올렸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 잇단 지도부의 실책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조 전 장관이 사퇴 이후 조국인사청문회 TF 소속 의원들에게 표창장과 금일봉을 수여한 것을 두고 당내 비판이 터져 나왔다. 또 조국 정국 이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정치개혁·사법개혁 처리가 이슈가 된 상황에서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여야 대치 상황에서 활약한 의원들에게 내년 21대 총선 공천에서 가산점을 부여하겠다고 밝혀 비판 여론에 직면하기도 했다. 아울러 동화 ‘벌거숭이 임금님’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풍자한 애니메이션을 당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올려 대통령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이와 함께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황교안 대표의 인재영입에서도 잡음이 나왔다. 특히 ‘공관병 갑질’ 논란이 일었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문제였다. 논란이 일자 박 전 대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삼청교육대 발언 등으로 인해 논란은 더욱 커졌다. 황 대표는 “귀한 분”이라며 박 전 대장에 대한 영입강행 의지를 밝혔지만, 계속된 비판여론에 “국민 관점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라고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이 같은 지도부의 실책이 이어지며 민주당을 바짝 뒤쫓던 당 지지율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황 대표 등 당 지도부의 리더십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황 대표는 보수대통합을 승부수로 띄우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조국 정국 이후 하락하는 당 지지율

조국 정국이 일단락되고, 당 지도부의 실책이 이어지는 사이, 더불어민주당을 바짝 추적하던 당 지지율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11월 첫째주 자유한국당의 정당 지지도는 23%로 집계됐다. 자유한국당은 조 전 장관이 사퇴한 10월 셋째주 27%로 고점을 찍은 뒤, 10월 넷째주 26%, 10월 다섯째주 23%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민주당은 10월 셋째주 36%를 저점으로, 10월 넷째주 37%, 10월 다섯째주 40%, 11월 첫째주 41%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하며 자유한국당과의 차이를 벌렸다.(5~7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6749명에 통화 시도, 최종 1003명 응답, 응답률 1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당 의사결정에 신중치 못한 부분 자꾸 튀어나와”…내부 비판도

잇단 지도부의 실책에 당내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다. 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상진 의원은 지난달 31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당에 최근 들어 표창장 수여, 패스트트랙 가산점 등의 일들이 빈발하는 것 같다”며 “당의 의사결정에 신중치 못한 부분들이 자꾸 튀어나오는 부분에 대해 점검을 하고 들여다봐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신보라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1~2주 사이 우리 당이 취한 행동과 결정들이 우리와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들로부터도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일들로 자꾸 나오는 것 같아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안타깝고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우려했다.

장제원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찬주 전 대장 영입논란과 관련해 “인재영입 카드는 정책적 집행권력이 없는 야당으로서는 차기 총선을 위한 당 지지율 향상에 가장 큰 무기이자 이벤트”라며 “이 소중한 기회가 시작부터 삐걱한 것은 무척 뼈아픈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김세연 의원도 5일 페이스북에서 “왜곡된 역사인식과 편협한 엘리트주의는 당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국민들에게 선택받을 수도 없다”며 “박 전 대장 영입논란이 새롭고 훌륭한 인재 영입을 가로막지 못하도록 당 지도부는 조속히 이 사안을 종식시키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조국인사청문회 TF 팀에 표창장을 수여한 후 황교안 대표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조국인사청문회 TF 팀에 표창장을 수여한 후 황교안 대표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보수대통합’ 승부수 띄운 黃…결말은?

이 같은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여론에 대해 황 대표는 ‘보수대통합’을 띄우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황 대표는 6일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행동(변혁)’과 우리공화당 등 보수야권을 향해 보수대통합을 위한 통합협의기구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황 대표는 “헌법가치를 공유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통합해야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해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자유민주주의세력과 협의를 계속해왔다”면서 변혁 유승민 대표나 우리공화당 측과 직·간접적인 소통 및 논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수대통합까지의 길은 험난할 전망이다. 보수대통합의 대상인 변혁과 우리공화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극명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 당시 새누리당을 떠난 유승민 대표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변혁 측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더 이상 잘잘못을 따지지 말자는 입장이다. 유승민 대표는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 보수재건의 3가지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7일 변혁 비상의원회의에서 “탄핵은 헌법적·정치적·역사적으로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보수가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우리공화당은 탄핵을 이끈 세력과의 통합 논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인지연 수석대변인은 8일 논평을 내고 “탄핵의 강을 건너려면 탄핵에 대한 속죄 없이는 이 강을 건널 수 없다. 탄핵의 눈물로 ‘탄핵의 강’이 된 이 물길이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불법조작사기 탄핵은 무효라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서, 탄핵 5적의 정계은퇴, 그들의 제거 없는 통합 논의는 통합이 아닌 야합임을 명백히 한다”고 반발했다.

이처럼 보수대통합에 난관이 예상되는 가운데, 보수대통합을 꺼내든 황 대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편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내용도 없는 보수대통합을 발표하기보다는 보다 진심을 갖고 열정으로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황 대표가 추진하는 보수 대통합은 자세히 살펴보면 TK(대구·경북)통합에 불과하다”고 쓴소리를 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 역시 8일 페이스북 글에서 “위기의 황 대표는 국면전환을 위해 보수대통합의 깃발을 들었지만, 바른미래당 유승민계 몇 명 의원들의 예정된 입당으로 끝날 것”이라며 “보수대통합은 찻잔 속의 미풍”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잇단 실책으로 리더십 위기가 제기된 황 대표, 이를 타개하기 위해 보수대통합을 띄웠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보수야권의 입장차가 극명한 상황에서 국면전환을 위해 내용 없는 보수대통합을 꺼내 들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위기 국면을 어떻게 수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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