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나주 본사ⓒ뉴시스
한국전력 나주 본사ⓒ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한국전력 내부에서 부당한 근무를 강요하고 폭력까지 당했다는 직장 내 괴롭힘 폭로가 나와 진위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전의 사내문화 개선 요구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한전에서는 조사에 나서지 않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직장 내 갑질이 사실로 드러나게 된다면 김종갑 사장의 조직문화 개선 의지도 흠집이 날 것으로 보인다.

28일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이 같은 내용의 갑질 폭로가 담긴 글이 공유되고 있다.

‘본사 직장갑질 신고 했습니다. 하루하루가 지옥입니다’라는 제목의 글로 한전의 차장급 직원이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상사로부터 부당한 근무 강요와 폭언,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직장갑질을 당하고 있다”며 “경제과정에서 1시간은 기본으로 서거나 앉혀놓고 깬다. 그 과정에서 X끼야, 야이씨, 어이 아저씨 등 모역적인 말을 하며 업무 범위를 벗어난 무리한 사유로 트집을 잡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갑질 과정에서 폭행도 3차례나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처음 한두 달 전에는 폭언과 함께 등짝을 손으로 세게 가격했고 지난주 결재 과정에서 보고서를 말아 이마를 찍고 밀치는 나서는 던졌다”며 “세 번째는 모두가 보고 있는 중앙 탁자에서 등짝을 손으로 두 번 가격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세 번째 때는 못 참고 때리지 마시라고 말하자 그게 때린 거냐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블라인드 게시글 캡처
ⓒ블라인드 게시글 캡처

이 외에도 A씨는 해당 상사가 주말에 근무를 강요하는 것은 물론 새벽까지 일을 시키는 등 야근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저 뿐 아니라 저희실 차장들 모두 몇 달간 야근을 안 해 본 날이 거의 없으며 저는 주말에 일하면서 직원 아이디로 접속해 일을 했다”고

A씨는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우울증 약도 정신과 처방도 무용지물”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A씨는 녹음 파일 등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해당 내용을 신고키로 했다. A씨는 “정식으로 신고하고 싸우려 한다”며 “20년 근무했지만 이런 경우 처음이다. 정말 두렵다. 노조도 없는 차장이 본사에서 혼자 싸울 것을 생각하니 겁이 나고 오히려 내가 처벌받지 않을까 두렵기도 하다”며 불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직 A씨의 신고 접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글은 ‘한전 사내문화의 민낯’이라는 제목의 다른 글에 인용되며 “우리도 얼마 전에 터졌는데” “조작 아니다. 지금 다들 들고 일어날 판” 등 공감 댓글이 달리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한전의 조직문화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전은 폭로 내용에 대해 별다른 조사를 벌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식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전 관계자는 “폭로 내용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사실관계 확인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직 문화 개선 요구에 대해선 “갑질 문화 근절을 위한 교육을 시행 중이고 전담 부서 등을 만들어 개선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