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강경 입장에 청와대 반응 주목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경고한 김여정
미 대선 판도 흔드는 도발 가능성 높아
김여정 군부 장악하면 화해 제스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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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제1부부장ⓒ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김여정 북한 제1부부장이 연일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침묵을 지키는데 반해 김여정 제1부부장은 계속해서 대남 강경 목소리를 냈다. 급기야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위협까지 이어지고 있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했지만 남북관계는 급속도로 얼어붙는 모습이다. 하지만 당장 도발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도발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를 통해 “머지않아 쓸모없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은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대남사업’을 ‘대적(對敵)사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힌데 이어 구체적인 행동까지 언급했다. 북한이 대남 강경 모드로 전환된 후 구체적인 도발 내용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우리 정부는 계속해서 자제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계속해서 우리를 향해 도발 가능성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우리 정부 “자제해 달라”

정부는 14일 새벽 긴급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논의했다. 우리 정부는 “현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자제를 당부했다.

하지만 북한은 김여정 제1부부장에 이어 계속해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비핵화라는 개소리는 집어치우는 것이 좋다”고 밝힌데 이어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은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야말로 연일 대남 혹은 대미 강경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렇게 강경 메시지를 내놓은 이유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 내 위기 상황이 닥쳤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 상황으로 인한 내부 불만이 고조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림으로써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노동신문에는 연일 탈북민의 대북 전단 살포 규탄 대회를 싣고 있다. 즉, 대북 전단 살포 탈북민을 “쓰레기” 등으로 표현하면서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북한이 대남 혹은 대미 메시지는 당분간 강경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미국 대선의 앞날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비핵화 테이블 역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아무도 예단할 수 없게 됐다.

이것이 북한으로서 하여금 불안감을 더욱 초래하게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북한은 더욱 힘든 비핵화 협상 테이블을 마주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북한으로 하여금 더욱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게 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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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사무소 폭파 도발

북한의 강경 목소리의 최종적 목표는 미국으로 하여금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북한이 연락소 철거,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철거 등의 순차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종적으로는 올 가을에 국경지대에 군사도발이나 혹은 신형 전략무기 시험발사 및 핵실험 재개 가능성이 있다.

다만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어떤 식으로 철거할 것이냐는 것인데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볼 때 폭파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킴으로써 김여정 제1부부장의 첫 번째 과업에 대한 상징성을 담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 다음으로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지구 철거 지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시설에 대해 “싹 들어내라”고 주문한 바가 있다. 아울러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면서 군사접경지역에서 도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우리 정부에게 경고 메시지를 확실하게 보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우리 정부로 하여금 이제 미국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끼리 남북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하지만 대북 제재 해제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남북 사업을 해나갈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난감한 상황에 닥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메시지를 어떤 식으로 내놓아야 할 것인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미 대선 판 흔들 가능성도

최종적으로는 미국 대선 판을 흔드는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이뤄지는데 현재로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 이로 인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당이 계속해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뤄왔다는 점에서 북한으로서는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미국 대선 판 흔드는 동시에 미국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방안으로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도발로 인해 우리 정부와 미국이 어떤 대응을 하느냐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계속 인내심 전략을 유지해오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이 계속 이어진다면 인내심 전략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여론이 사라지기 때문에 그에 따른 대응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 북한의 도발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방해가 되면서 북한으로서는 최악의 상대인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를 대통령으로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북한의 내부 정치적인 문제가 교통정리가 된다면 의외로 순조롭게 풀릴 가능성도 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군부를 장악했다고 판단된다면 대화 제스처를 취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북한이 강경 입장을 보인 이유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군권을 아직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김여정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이어 2인자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군부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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