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이냐 대화냐, 고민 깊어지는 북한
곧 미사일 도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보텀업 방식 대화, 북한으로서는 노심초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미국 대선이 치러진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지만 북한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기존에는 발 빠르게 어떤 식의 반응을 내놓았던 북한이지만 이번 대선만큼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수개월 내에 미사일 도발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바이든 당선인과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북한의 목표는 미국과 수교를 맺는 것이다. 미국으로부터 정상국가라는 타이틀을 얻고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이다. 북한이 계속해서 미사일 도발이나 핵실험을 강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의 정권 교체가 있을 때마다 도발을 강행했다. 이는 자신들과 대화를 하자는 차원이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할 때에도 거의 전쟁 직전까지 갈 정도로 도발을 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친서 교환을 하더니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열었다. 그야말로 파격적인 행보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제 바이든 행정부 출범이 얼마 남지 않았다.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이 되면서 북한으로서도 어떤 식으로든 반응이 보일거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반응을 보이지 않아 대북 전문가들은 거의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 대선이 여느 대선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아직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북한이 입장을 표명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대선 승복 선언을 하면 그때까지 반응을 보여도 늦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을 하면서 소송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내놓았다가 자칫 트럼프 대통령으로 선거결과가 뒤집히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북한으로서는 곤혹스런 상황에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대선 불복

또 다른 이유는 바이든 당선의 대북 정책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대통령이 되면 북한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의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향’과는 다르다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흥적이면서 톱다운 방식의 대화를 원했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치밀한 계산 하에 보텀업 방식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 즉, 북한의 입장에서 비핵화 협상에 까다로운 존재가 바이든 행정부이다. 이런 이유로 쉽게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더욱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담당을 누가할 것인지 아직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반응을 보일 경우 그로 인해 득보다 실이 많을 가능성도 있기에 침묵으로 일관할 수밖에 없다. 북한으로서는 도박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하기 전까지는 북한은 침묵으로 일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다고 해도 침묵은 오래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어떤 정책인지 구체적이면서 명확하게 파악되기 전까지 침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사일 도발 가능성은

그렇다면 과연 수주 내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과 같은 도발을 할 것이냐는 것이다. 미국 전문가들은 일제히 도발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바이든 당선인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도발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신들과 대화를 해서 전쟁 위기까지 갔던 것을 되돌렸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과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용도로 도발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발을 강행했을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대화의 테이블에 앉겠냐는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화에 나서지 앉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미 전문가 대다수의 생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에는 북한의 도발에 따른 대화를 열기 위해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보이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오히려 대화의 창을 닫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북한으로서는 도발을 강행한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열려 있으면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도발은 가급적 자제한 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파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테이블에 앉을 생각이 아예 없다고 판단한다면 그에 따른 도발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리게 된다. 미국과 대화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결국 도발을 통해서라도 대화를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열려있다면 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먼저 미국을 향해 손을 내미는 그런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실망을 안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기 때문에 바이든 당선인에게 먼저 손을 내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핵심은 바이든 당선인이 어떤 식의 대북 정책을 내놓을 것인지 여부다. 일각에서는 오마바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로 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오바마식 대응으로 회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신중한 바이든

물론 트럼프 행정부와 같은 파격적인 행보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우리 정부가 어떤 식의 중재를 할 것이냐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미국이나 북한이나 쉽게 대화 테이블에 앉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대화 테이블에 앉게 되는데 그 명분을 찾아야 한다. 바이든 당선인이나 김 위원장 모두 대화 테이블에 앉게 할 그런 명분을 우리 정부가 찾아 제시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중재자 역할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이 돼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흥적이면서 도발적이었다면 바이든 당선인은 침착한 면이 있다. 김 위원장 역시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화 테이블에 앉히는 것이 더욱 힘들다. 기존의 명분을 갖고 두 사람에게 접근을 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과 북한의 대화 침묵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외교안보라인이 구축되기까지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다시 말하면 내년 7월이 돼야 외교안보라인이 완전히 구축된다. 따라서 그 이전에는 대화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북한 역시 미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굳이 움직일 이유가 없다. 이미 북한은 자력갱생을 내세우고 있다. 굳이 국제사회의 원조가 필요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북한도 당장 대화를 하겠다는 의사가 없다. 이런 이유로 침묵은 오랜 시간이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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