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불 피운다고 하지만 모닥불 될 수 있을까
설훈·윤건영, 김정은 서울 연내 답방 가능성 제기
대남-대미 라인 전격 교체, 김정은 메시지는 무엇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윤곽 드러나지 않아
문재인 정부 집권 5년차가 가장 큰 걸림돌로

지난 1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1차 전원회의에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참석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지난 1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1차 전원회의에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참석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연내 답방설이 여권을 중심으로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당장 야당은 일제히 북한 바라기도 정도껏하라면서 비판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김 총비서의 답방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연내 답방이 힘들다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그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어떻게 다루냐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김 총비서의 연내 답방은 쉽지 않아 보인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불리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연내 답방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설 의원은 그 시기를 특정해서 여름에 답방할 수도 있다고 밝혔고, 윤 의원은 서울 답방을 이야기했다.

두 사람이 문재인 정부에서 핵심 요직에 있었던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자신의 바람만을 이야기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8차 노동당 대회 이후 변화

북한은 현재 8차 노동당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노동당 대회에서 김 총비서는 국무위원장 자리에서 노동당 총비서로 격상됐다. 과거 정무국에서 모든 업무를 관장했다면 이제는 비서국에서 모든 업무를 관장하게 됐다.

김 총비서는 물론 핵추진 잠수함 개발 등을 언급했지만 대남과 대미 메시지도 전했는데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여정 제1부부장 등 대남 혹은 대미 라인의 교체가 이뤄졌다. 다시 말하면 김 총비서는 대남-대미 라인을 교체함으로써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것과는 다른 외교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을 필두고 대안-대미 라인은 그동안 강경 노선을 유지해왔던 인물들이다. 이런 인물들이 죄자 문책성 인사를 당한 것이다.

이는 김 총비서가 대남-대미 관계를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김 총비서가 대남-대미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 대화 가능성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대로 핵추진 잠수함 개발 등 여전히 도발적인 문제는 남아 있지만 그런 메시지는 미국을 향해서 대화의 테이블에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따라서 이런 점을 분석해보면 김 총비서의 연내 답방 가능성도 점쳐지는 대목이기는 하다. 더욱이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방문했을 때 김 총비서는 ‘연내(2018년) 서울 답방’을 하겠다고 공언까지 했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그런데 그것이 계속 미뤄지면서 서울 답방 가능성은 낮아진 것은 현실이다. 일단 올해는 문재인 정부 집권 5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김 총비서로서는 차기 정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집권 5년차 성과를 내야 한다. 즉, 두 사람의 이익이 맞아 떨어지면서 연내 답방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어떤 식의 태도를 취할 것인지 여부가 가장 큰 문제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 총비서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식의 만남을 갖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시 말하면 북한의 비핵화가 어느 정도 진전된 결실을 맺는다면 만남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으로서도 미국이 비핵화에 따른 체제 안전 보장을 어떤 식으로 해주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이 쉽게 이뤄지기는 힘들다. 이런 과정이 핑퐁처럼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바이든 당선인과 김 총비서가 만남을 갖는 것은 오랜 세월이 흐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 총비서의 연내 답방도 쉽게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5년차라는 것이 가장 걸림돌 중 하나다.

연내 답방했는데 정권교체 되면

김 총비서로서는 연내 답방을 해서 서울에서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약속을 했는데 정권이 야당으로 교체된다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특히 보수 야당으로 교체된다면 사실상 남북대화를 이어가기는 더욱 힘들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그가 서울 연내 답방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보수 야당으로 교체돼도 불가역적이고 항구적인 남북관계를 만들어 간다면 연내 답방이 가능하다. 그것은 바로 종전선언이다. 하지만 종전선언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적극적 개입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바이든 행정부에서 종전선언이 이뤄지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김 총비서로서는 서울 연내 답방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연내 답방이 힘들다.

여기에 코로나19 종식 문제가 남아있다. 우리나라는 다음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하지만 북한으로서는 백신 접종이 언제부터 이뤄질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다.

물론 북한에 백신이 들어간다면 가장 먼저 접종 받을 사람은 김 총비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19 때문에 당분간 김 총비서는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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