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에 쏠린 여론, 위기 때마다 구세주
코로나 확산하자 4.15 총선에서 민주당 승리
부동산 정책 실패 여론에 광복절 집회 전환
추미애-윤석열 갈등 속 코로나19 재확산
국민의힘, 대안 세력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코로나19가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위기 때마다 구세주 역할을 하는 모양새다. 지난 여름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을 때 이른바 ‘광복절 집회’로 인해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리고 이번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또 다시 코로나19 재확산이 더불어민주당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이는 위기 대마다 집권여당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어하는 심리적 요인을 국민의힘이 아직 간파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의 가장 주요한 특징은 평소에는 개인주의로 행동을 하지만 나라에 위기가 닥치면 하나로 뭉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임진왜란 때에도 의병들이 나사서 나라를 구했고, 일제강점기 때에는 독립운동 투사들이 나라를 찾기 위해 노력을 했다. 그리고 3.1 만세운동은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이처럼 우리 국민은 나라가 위기에 닥치게 되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버리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코로나19 위기로 여권으로 결집

오늘날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뒤덮었다. 코로나19가 지난해 12월부터 창궐하기 시작하면서 올해 2월 대구·경북 신천지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이런 누란의 위기 속에 우리 국민은 집권여당에게 힘을 실어줬고, 그 결과 4.15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했다.

하지만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은 또 다시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지난 6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5분연설을 통해 부동산 정책에 대해 비판을 가하면서 많은 국민이 더불어민주당을 떠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하루가 멀다하고 하락했고, 이에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집회가 터닝포인트가 됐다. 광복절 집회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것은 다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하게 만들었다.

코로나19가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유리한 이슈라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것이 또 다시 증명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연말 정국은 얼어붙었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과 부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보다 높게 나타나는 역전현상까지 빚어졌다.

그야말로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로 인해 당 내부에서는 추 장관의 윤 총장 업무배제 지시가 잘못됐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뉴시스

코로나19 재확산되자

그런데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모습을 보이자 지지율에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수도권과 호남 등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된 상태다. 전국적으로 1.5단계로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여론조사에서도 변화가 보였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지난 23~25일 전국 18세 이상 1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긍정평가) 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5.0%로 지난주 대비 2.9%p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8.5%로 1.5%p 하락했다. 이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격차는 6.5%p로 오차범위인 ±2.5%포인트를 넘어섰다.

이번 조사는 TBS 의뢰로 이달 23~25일 진행됐다. 전국 18세 이상 성인 3만3640명에게 전화를 시도해 최종 1504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번주 코로나19가 재확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위기 의식을 국민들이 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생을 위한 정치를 펼쳐달라는 국민적 기대감이 집권여당에게 쏠렸다는 것을 말한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위기가 닥치게 되면 코로나19 확산이 이뤄졌고, 그에 따라 지지율 상승 효과를 보이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때문이라기 보다는 국민의힘 때문

이는 더불어민주당 때문이라기 보다는 국민의힘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추 장관과 윤 총장 갈등에 몰입하는 동안 국민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 이것을 국민의힘이 제대로 읽어야 했었는데 너무 추 장관과 윤 총장 갈등에만 매몰됐다는 평가다.

물론 추 장관과 윤 총장 갈등에 대해 집중포화를 날려야 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코로나19 민생을 챙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위기의식을 느낀 국민에게 안심을 할 수 있게 메시지를 보냈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위기 때마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빠지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위기 때마다 국민의힘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위기 때마다 정쟁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다. 이번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도 국민적 시선으로 바라볼 때는 ‘정쟁’에 불과하다. 국민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게 바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민생실종이다. 그런 민생실종을 바라지 않는 국민들이 결국 어쩔 수 없이 더불어민주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때문에 국민의힘으로서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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