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위 “민병두 전 의원, 보험산업 인재 양성 적임자”

보험연수원장에 내정된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 위원장 ⓒ뉴시스
보험연수원장에 내정된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 위원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보험연수원장 자리에 국회 정무위원장을 지냈던 민병두 전 의원이 내정되면서 또 ‘낙하산 인사’ 잡음이 불거졌다. 그동안 보험연수원장 자리는 금융감독원 퇴직 임원들이 주로 꿰찼는데, 전임인 정희수 전 원장에 이어 민 전 의원까지 정치권 인사가 연이어 내정되자 ‘관피아’에 이은 ‘정피아’ 시대가 열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보험연수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2차 원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원추위)를 열고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원장을 18대 보험연수원장 단독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원추위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6개사 대표와 외부인사인 연세대 김성태 교수 등 7인으로 구성됐다. 보험연수원장은 다음달 열릴 총회와 국회 취업제한심사를 거쳐 확정된다.

그동안 보험연수원은 원장 자리를 금융감독원 퇴직 관료 출신들에게 내주면서 ‘관피아’ 지적을 받아왔다. 보험연수원이 금감원의 전신인 보험공사의 부속기관이었기 때문에 금감원 출신이 가는 것이 관행처럼 되풀이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보험연수원장 자리는 연간 3억원 가량의 보수를 받는 알짜 자리로 평가되고 있어 민 전 의원을 둘러싼 ‘보은 인사’ 인사 논란도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000년 이후 선임됨 보험연수원장 5명 중 4명은 금감원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2002년 취임한 생명보험협회 총무부장 출신인 제12대 김상복 전 원장이 퇴임한 이후 2008년부터 올해까지 10여 년간 금감원에서 퇴직한 국장급 이상 직원들이 보험연수원장 자리에 앉았다.

제13대 김치중 전 원장과 제14대 조병진 전 원장은 각각 금감원 보험감독국장, 보험검사국장 출신이며, 제15대 조기인 전 원장은 소비자보호센터와 감사실 국장을 지냈다. 이어 제16대 최진영 전 원장은 회계감독1국장을 거쳐 회계감리담당 전문심의위원 출신이다.

이번에 내정된 민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제17·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대 국회 후반기에는 금융업권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장을 역임했다. 앞서 민 전 의원은 은행연합회장과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다.

지난 2018년 처음으로 관피아 대신 정피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보험연수원 정희수 전 원장 또한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정 전 원장은 최근 생보협회장으로 옮겨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보험연수원이 설립 55년 만에 원추위를 꾸리고 ‘관피아’ 탈출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정피아’로 노선만 바꿨다고 지적했다.

한편 원추위는 민병두 전 의원 내정에 대해 “보험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전문교육기관인 보험연수원을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보험연수원 관계자도 이에 대해 “선임절차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향후 회원 청회와 국회 취업심사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선임됐다고 단정짓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민 전 의원의 지금까지 활동을 보면 보험분야의 지식이 해박하다고 판단되며 연수원에 필요한 교육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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