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사면론은 고개를 들고...
18일 천하로 끝난 이낙연의 사면론
선거 때마다 악재로 등장하는 사면론
문 대통령 거부가 친문 지지층 결집으로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에 선을 그었다. 이로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사면론이 18일부로 천하로 끝났다. 하지만 이 대표는 엄청난 내상을 입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사면론에 선을 그으면서 이 대표의 내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사면론이 비록 고개를 숙였다고 하지만 문 대통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년을 맞이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을 꺼내들었지만 문 대통령은 사면할 뜻이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문 대통령은 재판 절차가 이제 막 끝났다면서 법원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굉장히 엄하고 무거운 형벌을 선고했는데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해서 정치인들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사면은 국민의 뜻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사면론에 선 그으면서 이낙연 타격
문 대통령이 사면론에 대해 확실하게 선을 그으면서 가장 내상을 입은 사람은 이 대표다. 이 대표가 비록 이틀만에 ‘진솔한 사과’를 조건부로 내걸었지만 그로 인해 지지율이 엄청나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사면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지지율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이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와 더불어 양날개에 해당하고, 한때 ‘어대낙(어차피 대통령은 이낙연)’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이 대표가 승승장구를 했지만 이번 사면론으로 인해 내상이 상당히 크다.
정권재창출을 바라는 문 대통령이나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이 대표를 그냥 이대로 몰락하게 한다면 그에 따른 인재를 잃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내상을 입은 이 대표의 위치를 다시 세워줄 필요가 있다.
당내 친문 세력 입장에서도 이 대표가 몰락하고 이재명 경기지사가 급부상하는 것을 못 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친문 세력은 아직까지 이 지사에 대한 감정을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대표가 추락하고 이 지사가 급부상하는 것에 대해 친문 세력은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따라서 이 대표를 다시 세워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사면론으로 치명상을 입은 이 대표를 치유하고 다시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 대표는 자칫하면 대선에 출마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야당으로서 사면론 거부는 ‘땡큐’
또한 야당으로서는 문 대통령이 사면론을 거부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왜냐하면 친박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사면론을 제기했지만 문 대통령이 거절한 것, 특히 여당 대표가 사면론을 제기했지만 대통령이 직접 거절을 했다는 사실은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오게 만들기 충분한 요소다.
야당은 계속해서 사면론을 꺼내들어서 여권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사면론은 이제 4월 보궐선거와 내년 대선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됐다.
더욱이 문 대통령은 사면은 정치권이 선택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하면서 국민적 의사를 물을 수도 있다는 분위기를 보였다.
따라서 야당은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공약으로 내걸어 표의 심판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권으로서는 선거 때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악재가 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계속해서 제기될 것이고, 야당은 계속해서 여권을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문 대통령이 사면론을 거부한 것은 섣부른 선택이 아니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만큼 사면론이 향후 선거에 있어 중요한 이슈가 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계속 옥죄어 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다음 정권에 부담으로
선거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이 공약으로 내걸린다는 것은 결국 다음 정권에 사면론을 떠넘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다음 정권이 그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상당히 많이 가질 수밖에 없다. 물론 야권이 다음 정권을 가져가는 즉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곧바로 단행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여권이 정권재창출을 한다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다음 정권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결국 문 대통령이 사면을 해야 하는 상황에 닥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이에 문 대통령이 사면 거부를 이야기한 것은 섣부른 언행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만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문 대통령이 거부를 하면서 그에 따른 지지율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친문 지지층 입장에서 문 대통령이 확실한 자신의 메시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는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단행하게 되면 이견 분열이 일어나면서 여권이 붕괴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거부를 하면서 그에 따른 친문 지지층이 결집을 하게 되고, 그것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