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후보들, 후보들끼리 비방 이어져
정책이나 공약 대신 서로 헐뜯기 난무하고 있어
안철수 향해 비방전 포문…민주당은 화기애애

오신환(왼쪽부터)-오세훈-나경원-조은희 후보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4월 보궐선거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야권 후보들끼리의 치열한 경쟁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종 후보로 낙점 받기 위해서는 각자 단일화 경쟁과 국민의힘 경선 경쟁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난 후에는 또 다시 범야권 단일화를 해야 한다.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후보들끼리의 신경전은 감정싸움으로도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이유로 경쟁을 넘어 비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유권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는 비판도 있다.

가시돋힌 설전 오가

그 구체적인 사례는 지난 8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였다. 각 후보들 사이서 가시돋힌 설전이 오간 것이다.

오세훈 후보는 나경원 후보를 향해 “강경보수 황교안, 나경원 투톱 운영의 결과가 지난해 4.15 총선이었다”면서 비판을 가했다.

나 후보는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오 후보에 대해 ‘10년을 쉰 분’이라고 주장했다. 조은희 후보는 나 후보와 오 후보 모두 싸잡아서 ‘10년 전 그 때 그 사람들’이라면서 식상한 메뉴를 다시 차려 놓으면 서울시민들이 투표장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신환 후보는 나 후보가 청년과 신혼부부에 최대 1억17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것에 대해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에 빗대 ‘나경영’이라고 부르면 비판을 가했다.

이에 당 내에서는 각 후보들이 경쟁을 하면서 서로 상대에 대한 견제를 하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감정’까지 섞어가면서 서로에 대해 비방을 할 이유가 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면 ‘강경보수’, ‘10년째 쉰 사람’, ‘10년 전 그 때 그 사람들’ ‘나경영’ 등의 표현을 굳이 사용해야 했냐는 것이다.

이런 표현을 사용하게 되면 유권자들로서는 나경영 후보, 오세훈 후보, 오신환 후보, 조은희 후보 등의 정책이나 공약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단어를 기억하게 된다. 이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표현이라는 것이 당내 의견이다.

피로감만 쌓이고

실제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특히 야권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도대체 야권에서는 무엇을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길 정도로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서울시장에 출마를 했으면 자신이 서울시장이 되면 어떤 시정을 펼치겠다는 내용은 뒤로 숨어버리고 주로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이 난무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언론에서 이를 제대로 다뤄주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서로가 서로에 대해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에는 박영선 후보와 우상호 후보가 서로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도 금도를 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을 끌어 안을지 여부를 두고 박 후보와 우 후보가 다른 시선을 보였지만 감정까지 섞어가면서 서로에 대한 비방은 하지 않았다.

그런 점을 국민의힘이 본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이 자당 소속 후보들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할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 대해 품격을 지켜주면서 비판할 것은 비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맞붙었을 때 이 지사가 문 대통령을 향해 계속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고, 그것이 결국 친문 지지층의 노여움을 사면서 아직까지 친문 지지층 중에서 일부는 이 지사를 용서하지 않고 있다.

안철수와의 경쟁도 오히려 독

또한 국민의힘 후보들과 당 밖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설전 역시 독이 될 수밖에 없다. 거짓말 파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지난 2017년 국회에서 가결됐는데 당시 국민의당 찬성표가 있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면서 안 대표를 몰아세우고 있다.

나 후보나 오세훈 후보가 이를 두고 안 대표를 비판한 것이다. 이에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비합리적인 남탓으로 돌려까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당시에는 국민의당이 김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가결을 시켰지만 현재 안 대표가 야당 대표이면서 야당 후보로 나선 마당에 굳이 과거를 들춰내서 비방을 할 필요가 있겠냐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자제를 시킬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선 과정에서 후보 간의 과열이 있을 수 있지만 그 과열이 지나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으로 이어질 경우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이 넘어야 할 산은 서울시장이지 범야권 후보들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범여권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범야권에서는 비방전으로 이어지면서 유권자들이 범야권을 어떤 식으로 생각할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