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택했던 20대, 이제는 보수로 갈아타
문재인 정부의 지지층이었던 20대의 변화
불공정에 실망한 20대층, 등 돌리고 있어
보수 정치인 선호도 높아지는 양상 보여
투표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20대 유권자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층이었다. 하지만 이런 핵심 지지층이 이번 4월 보궐선거에서는 보수에게 유리한 유권자로 바뀌었다. 부동산 문제, LH 사태 등으로 인해 실망한 20대 유권자들이 진보 대신 보수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여야는 20대 유권자층을 이번 보궐선거의 핵심 변수로 꼽고 있다. 이들이 얼마나 투표장에 나가느냐가 이번 선거에서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변곡점이 된다는 것이다.

20대 유권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고, 여권을 계속 지지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20대 유권자는 문재인 정부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존재였다.

하지만 재작년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20대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공정’을 강조했지만 곳곳에서 공정의 모습은 보이지 않으면서 20대 유권자들이 문재인 정부에 실망을 하면서 정치적 성향마저도 바뀌게 된 것이다.

공정 앞세운 20대

20대의 시대정신은 ‘공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박근혜 정부가 탄핵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것 역시 공정을 20대가 내세웠기 때문에 가능했다. 20대를 꿰뚫고 지나가는 시대정신이 바로 ‘공정’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공정한지에 대한 의심을 품기 시작하면서 20대는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는 조국 사태 때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조국 사태를 보면서 문재인 정부가 불공정하다고 느꼈고, 그것이 문재인 정부의 실망으로 넘어간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 가격이 터무니 없이 폭등을 하면서 자신들이 과연 이번 생에서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하면서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판단했다. 그런 불공정성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 땅 투기 사태로 인해 폭발했다.

문재인 정부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20대 유권자들은 판단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진보 정권에서는 자신들은 희망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런 이유로 진보 대신 보수를 정치성향으로 선택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계속해서 실망감을 보여왔던 보수 야당이 최근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20대 유권자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면서 20대 유권자들이 진보 대신 보수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것은 이번 보궐선거는 물론 내년 대선에서도 강하게 작용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오세훈 지지가 박영선에 3배

여론조사 전문기간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806명에게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물은 결과, 20대(만 18~29세)에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60.1%,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1.1%를 기록해 3배의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90%)·유선(1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무선전화는 이동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에서, 유선전화는 임의전화걸기(RDD)로 표본을 추출했다.

통계보정은 2021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대별·권역별 가중 부여 방식(림가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응답률은 11.0%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마이뉴스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오 후보가 박 후보에 비해 3배 이상 앞선다는 것은 20대 유권자들이 그만큼 보수 정치인에 대해 관대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관대함은 이번 보궐선거는 물론 내년 대선에서도 보수 정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보수정당으로서는 파란불이 켜졌고, 더불어민주당은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 유권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부던히 노력하고 있지만 등 돌린 20대가 쉽게 다시 회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투표율은 과연

다만 20대 유권자들이 보수 정치인에 대해 우호적이라고 해도 투표장으로 향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비록 20대 유권자들이 문재인 정부에 실망했고, 그래서 보수 정치인에게 우호적이라고 해도 보수 정당 특히 국민의힘에 우호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또한 투표율이 관건이다. 한국리서치의 작년 총선 20여 일 전 조사와 3월 8~9일 조사를 비교하면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20대(50.9→42.7%)와 30대(77.0→70.7%) 모두 하락했다.

최근 한국리서치 조사에선 ‘4·7 재·보선에 관심이 있는가’란 질문도 있었는데, 20대(57.1%)와 30대(79.3%)는 전체 평균(82.4%)보다 낮았다.(각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이처럼 20대 유권자가 보수 성향으로 바뀌었다고 하지만 투표장으로 나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런 이유로 오 후보가 박 후보에 비해 20대 유권자층에서 3배 이상의 지지율을 보인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오 후보는 계속해서 20대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가야 한다는 지지를 호소하고 있고, 박 후보 는 20대 유권자층을 겨냥한 각종 공약을 내놓고 있으나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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