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기간 중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논의
합당 공감대 형성했지만 방법론에는 이견 보여
先 지도부 구성-後 합당 결론, 흡수통합 가능성
흡수통합 가능성에 국민의당 “위성정당 아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합당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의힘은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는 합당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당내에서는 “우리는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이 아니다”면서 국민의힘으로 흡수통합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생각보다 쉬운 작업은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한다는 것은 지난 재보선 때부터 계속 제기됐던 이야기다. 그리고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합당 논의는 본격화됐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합당을 하는 데는 이의가 없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따라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합당을 할 것으로 정치권은 예측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묘한 기류가 형성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새로운 지도부 선출 나선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연인으로 돌아가면서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 여기에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자리에서 내려왔다. 따라서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해야 하고, 그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맡게 되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선 통합 후 지도부 선출’의 목소리가 높았다. 국민의당과 통합을 먼저 한 후에 당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자는 것이다. 이는 당대당 합당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선 지도부 선출 후 통합으로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모았다. 또한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의결했다.

이는 국민의당과 합당은 하되, 흡수통합을 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다. 만약 당대당 통합을 염두에 뒀다면 굳이 지도부 선출을 먼저 할 이유가 없다. 또한 지도부 선출을 먼저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통합을 하게 된다면 지도부를 새로 선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도부를 먼저 선출하고 난 후 통합을 하겠다는 것은 당대당 통합이 아니라 흡수통합을 이야기한다.

즉, 새로운 지도부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국민의당을 통합하겠다는 것을 말한다. 통합의 주도권을 국민의당에게 절대 빼앗길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힘이 하루라도 빨리 국민의당과 통합을 하겠다면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한다는 것은 국민의당을 당대당 통합의 대상이 아니라 흡수시키는 위성 정당으로 취급했다는 것을 말한다.

국민의당 “우리는 위성 정당 아니다”

이에 당장 국민의당은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들은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대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으면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한다는 것은 결국 국민의당 지도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부 강경파는 이대로 국민의힘에 들어가야 하느냐면서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김 전 위원장이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에 리더십이 존재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재보선에 승리한 것 이외에 사실상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고, 국민의힘이 오히려 재보선 이후 격랑 속에 휘말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당이 섣불리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무엇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어떤 식의 행동을 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고,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당 창당까지 추진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과 합당이 오히려 국민의당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고 나온다.

야권의 시계가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 굳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의 새로운 지도부가 나타날 때까지 일단 기다려보고 국민의힘 새로운 지도부와 당대당 통합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이러다 국민의힘에 흡수통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합당은 할 듯

이런 우려와 기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통합은 결국 이뤄질 것이라고 정치권은 예측하고 하고 있다.

이미 주워 뱉은 말을 다시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결국 하반기나 가봐야 합당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여당은 오는 10월께 대선 주자를 선출한다는 점이다. 야권 역시 늦어도 올해 안에 대선 야당 후보를 배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합당의 시계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대선 시계 역시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신경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합당 논의조차 제대로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서 합당에 대해 신중한 반응들이 나오면서 합당이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합당의 주도권을 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신경전은 팽팽해지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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