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대표 나란히 사퇴, 남양유업 “차기 경영진 정해진 내용 없어”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고개숙이고 있다 ⓒ뉴시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고개숙이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최근 불거진 ‘불가리스’ 파동에서부터 대리점 갑질, 손녀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사건 등 연이은 논란에 대해 총체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다.

홍 회장은 4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3층 대강당에서 진행한 ‘불가리스 사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난다”라고 밝히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앞서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등 효능을 부풀려 발표했다는 논란에 관한 사과와 향후 대책 등을 발표하기 위해 이뤄졌다. 

홍 회장은 먼저 “국민이 코로나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 관련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했을 국민과 현장에서 고통받을 직원, 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 유가공 기업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제가 회사에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에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남양유업과 관련한 크고 작은 논란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홍 회장은 “2013년 회사의 밀어내기 파동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파동 등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자 저는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두 아들에 대한 경영권 승계도 없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뼈를 깎는 쇄신을 하는 남양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남양유업은 홍 회장 뿐만 아니라 전날 이광범 대표이사 또한 사퇴의사를 밝힌 바 있기에, 당분간 회장과 대표이사 자리는 공석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차기 경영진 구성 및 대책은 뚜렷하게 나오지 않은 상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아직 후임자 등과 관련해 정해진 내용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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