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에서 다량의 연기가 발생하는 등 화재가 발생해 사고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사결과 배터리 문제가 발견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이 자사 기술력 근거로 강조하던 ‘화재 없는 안전한 배터리’ 타이틀도 막을 내리게 되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대구 북구 매천지하도 인근에 있던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EV)에서 연기가 발생했다. 차량 운전자는 차량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상한 냄새가 나자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차량 하부 배터리팩에서 여기가 나는 것을 발견하고 진화작업에 나섰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배터리에 집중 물을 뿌리자 ‘퍽’ 소리와 함께 다량의 연기가 발생했다고 한다. 소방당국은 차량 제조사인 현대차 등과 화재 원인 파악을 위해 합동감식에 나섰다.

특히 연기가 난 곳이 배터리팩이라는 점에서 배터리 문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고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 제품이다. 

그동안 전기차 관련 화재나 폭발 사고의 원인으로 꾸준히 배터리 문제가 거론돼왔지만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에서 사고가 발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베터리가 장착된 현대차 코나EV의 경우 화재사고가 잇따라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1조4000억원을 투입해 리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지난해 독일 BMW와 미국 포드도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일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리콜을 실시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와 함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타사와 달리 전기차 배터리만 생산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그동안 자사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에서 화재 발생 전력이 없었다는 점을 큰 강점으로 내세웠다.

실제로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지난 1일 진행된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에서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다”라며 “이것이 SK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한번도 없었던 이유”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0월 열린 인터배터리 행사에서도 “현재까지 SK배터리를 사용한 ESS, 전기차 등 어떤 수요처에서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나 삼성 등 경쟁사에 비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김준 총괄사장을 필두로 미국과 유럽(헝가리), 중국 등에 생산 기지를 구축,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까지 영업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경쟁력 확보로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부 분사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차량 사고가 SK이노베이션 배터리의 첫 화재로 결정될 경우 그동안 강조해온 품질경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으로 아직 배터리 문제인지 어떠한 결론도 나온 것이 없는 상태”라며 “결과가 나오기도 전부터 배터리 문제일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어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문제인지 저희도 꼭 밝혀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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