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하면서 네거티브 전략은 더 이상 먹히지 않아
다양한 매체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메시지 검증 시대로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는 반문의 대표 인사였다. 지난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네거티브 공격을 끊임없이 펼치면서 친문들로부터 외면을 받았고, 최근까지도 그 후폭풍은 이어졌다. 이른바 ‘반이재명’ 전선이 만들어진 것이다. 4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친문 지지층들로부터 견제의 대상이지만, 지난 5일 드러난 충청권 표심은 이재명 후보를 포용하고 지지했다. 이낙연 후보와 일부 강성 친문 인사들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황했다.
상황은 역전되고
4년 전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게 역전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했던 이재명 후보는 이제는 이낙연 후보로부터 끊임없이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충청권 표심 결과는 이재명 후보의 과반 압승으로 끝났다. 비록 경선 초반의 표심 결과이면서 전체 표심의 10%에 불과하지만, 초반 기선 제압이라는 점과 충청권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비쳐볼 때 이낙연 후보 측에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면 많은 친문 지지층이 4년 전 기억 때문이라도 이낙연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지금의 친문 지지층은 4년 전 친문 지지층과는 달랐다. 당시 친문 지지층은 2016년 더불어민주당 분당 사태 때 문재인 당시 당 대표를 지키자면서 온라인 당원 가입을 할 만큼 열정적이었고, 그 열정은 2017년 대선 경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번 대선 경선에서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친문 당원들이다. 4년 전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이재명 후보의 네거티브 공격을 생각하면 친문 당원들은 이재명 후보를 선택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친문 당원들은 지난 과거를 잊고 이번엔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다.
이것이 이낙연 후보 캠프의 패착이 됐다.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면 많은 친문 당원들이 자신을 지지해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시대가 변했다. 과거의 원한과 상처만 놓고 후보를 선택하는 그런 시대가 아닌 것이다.
역시 될 사람을
친문 당원들은 '역시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과거의 아픔을 모두 잊고 이재명 후보를 밀어준 것이다. 밴드웨건 효과 즉, 대세론은 앞으로 더 불이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첫 출발점부터 이재명 후보가 압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낙연 후보는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제는 네거티브 전략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전략이 됐다. 물론 대선은 1등만이 살아남는 싸움이기에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이나 공격이 아예 사라질 수 없다. 하지만 네거티브 전략은 이제는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계속해서 입증되고 있다.
2등이 1등을 따라잡기 위해서 1등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전제되는 조건이 있다. 바로 “그러면 너는 무엇을 할 수 있는데?”라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낙연 후보의 패착은 바로 명쾌한 답변을 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기만 했을 뿐,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준 바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네거티브 선거전략이 먹혀들어가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유권자들의 판단이 점점 논리적이며 합리적이 되었다.
눈만 뜨면 정보가 들어오는 세상
과거 네거티브 전략이 먹혀들어갔던 이유는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경로가 한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보를 입수할 수 있어서 네거티브 정보에 대한 팩트체크와 크로스체크가 수월해 졌다.
최근에 매스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단순히 종이신문, 인터넷신문을 넘어 유튜브, SNS 등등 유권자가 마음만 먹으면 다양한 매체에서 다양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그것은 크로스체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캠프가 네거티브 전략으로 상대를 공격하게 되면 유권자들은 그 캠프의 메시지가 정확한 메시지인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검증을 한다. 그것이 젊은 세대로 갈수록 더욱 뚜렷해진다.
즉, 과거에는 캠프에서 내놓는 메시지를 그대로 믿는 경향이 강했지만 이제는 캠프에서 내놓는 메시지를 유권자 스스로 검증을 한다. 그것은 캠프로서는 치명타가 된다. 네거티브 전략이 먹혀들어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캠프는 자신의 후보를 더 부각시킬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유권자들이 그 메시지를 검증하기 때문이다. 정책이나 비전 등을 내놓는다면 유권자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검증을 한다.
이낙연 후보 캠프가 선거전략 실패를 하게 된 이유도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네거티브 선거전략을 먹히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내보일 수 있는 메시지 관리를 했었어야 했다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