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이모티콘 구매시 중간단계인 가상화폐 초코 결제를 무조건 거쳐야 해 소비자 선택권 제한과 함께 환불과정에 대한 불편이 제기됐다. ⓒ카카오톡 결제화면 캡쳐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카카오톡의 가상화폐 초코가 사실상 사업 확장 동력을 상실한 가운데, 이모티콘 구매 시 중간 결제 수단으로 무조건 적용되고 있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환불 과정에서 불편만 가중시킨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 이모티콘 결제에 사용되는 초코는 자체 구매 및 충전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현재는 무의미한 중간 화폐로서만 기능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톡의 초코는 지난 2012년 처음 도입됐다. 사용방식은 과거 싸이월드의 도토리 개념과 유사했다. 출시 당시 이용자는 1000원으로 10초코를 구매한 후 이를 통해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결제할 수 있었다. 

카카오는 지난 2015년만 해도 카카오톡 충전소 서비스를 오픈하고 이용자가 앱다운로드 및 실행, 동영상 시청, 특정 브랜드 친구추가 등의 프로모션에 참여할 경우 초코 포인트를 제공, 이모티콘 구매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넓혀갔다. 

당시 카카오는 초코가 가상화폐의 하나로서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결집이나 외부 홍보 이벤트에 활용되는 등 확장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2019년 카카오톡 충전소 및 초코 충전 이벤트 서비스가 종료되며 사실상 성장 동력을 잃었고 현재는 자체 충전을 통한 초코 구매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초코의 가상화폐 기능이 유명무실해진 상황에서도 여전히 소비자가 이모티콘을 구매할 때, 초코 자동결제 후 이모티콘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환불을 요구할 때도 초코로 환급된 후 인앱결제 취소가 이뤄지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현금 또는 카드로 결제가 이뤄졌다고 인지한 소비자들로서는 환불과정이 복잡해지는 것에 대해 불편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또 절차가 늘어나면서 환불 기일도 최대 5일로 안내되고 있는데, 최종 취소가 이뤄지기 전 초코를 사용해 버린다면 환불이 안 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더욱이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달리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1차로 환급된 초코를 소비자가 직접 따로 환불을 요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남아 있다. 

구글의 경우 규정에 따라 카카오가 인앱결제 취소를 요청해 처리가 가능하지만 애플은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환불 절차에 대해 불편을 호소한 한 소비자는 “분명히 카드결제로 이모티콘을 구매했는데 왜 초코로 환급해 준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불필요한 과정으로 결제 취소 기간만 늘어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 역시 이 같은 결제 방식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방식이라며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은 “유독 어떤 결제에서만 특정한 방식을 유도한다면 소비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렵고 번거로울 수 있다. 소비자가 결제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라며 “사업자가 특정 영업방식을 고집할 때 소비자는 어쩔 수 없이 이용하게 되는데, 시장은 사업자가 아닌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는 현재로서는 결제 프로세스에 대한 변경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결제시 초코로 구매가 이뤄졌기 때문에 환불할 때도 초코로 먼저 환급해 드리고 이후 인앱결제 취소가 진행된다”라며 “구입 취소를 할 때, 상품 구매만 취소를 할지, 초코 충전까지 환급할지에 대해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초코의 운영을 중단하거나 할 계획은 아직 없는데 이용자들의 피드백이 들어왔을 때 검토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관련 문의가 많지는 않지만 이용자들의 불편사항에 대한 부분은 저희도 감안하고 있다. 10년가량 유지해온 서비스다 보니 (중단에 대해서는) 내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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