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한국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탈출하던 피난민이 간직했던 태극기가 경기도 등록문화재 제1호로 선정됐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열린 경기도문화재위원회 등록문화재분과위원회에서 경기도 등록문화재 11건의 등록문화재 등재가 최종 의결됐다.

이번에 선정된 등록문화재는 ▲동두천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소장 한국전쟁 피난민 태극기 ▲파주 갈곡리 성당 ▲오산 유엔군초전기념비와 옛 동판·한국노무단(KSC) 안내판 ▲일제강점기 문화재 실측 및 수리도면 일괄 ▲안산 기아 경3륜 트럭 T600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훈련농장 사일로 ▲수원 방화수류정 자개상 ▲파주 라스트 찬스 ▲파주 말레이시아교 ▲안산 동주염전 소금운반용 궤도차 ▲안산 목제솜틀기 등이다.

제1호로 선정된 ‘한국전쟁 피난민 태극기’는 1951년 9월 당시 북한 지역에서 탈출하던 피난민이 간직하던 것으로, 미군에 전해져 1987년 동두천시에 기증됐다. 경기도는 한국전쟁 당시 긴박했던 역사적 비극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선정배경을 밝혔다.

제2호 ‘파주 갈곡리 성당’은 지역민과 미군의 협조로 지난 1954년 건립된 건물로, 한국전쟁 이후 피폐했던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양식을 보여주는 한편 성당 주변이 구한말 이후 형성된 신앙 마을 공동체의 모습을 지니고 있어 초기 교회사적으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3호 ‘오산 유엔군초전기념비와 옛 동판·한국노무단(KSC) 안내판’은 죽미령 전투 장소에 건립된 기념비다. 한국전쟁 초기 북한군과 유엔군이 최초로 전투를 벌여 수많은 전사자가 발생한 장소로, 기념비와 함께 주한미군 전투지원을 맡았던 한국노무단이 기념비를 보수한 기록이 있어 전쟁이 남긴 상흔을 상기시킨다.

이 밖에 8건의 등록문화재도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1960~1970년대 산업현장 등의 역사와 시대상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기도는 지난 2016년 국가와 시·도지정문화재로 관리하는 전통문화유산과 달리 근대문화유산은 국가 등록문화재 탈락 시 마땅한 보호 방안이 없다며 지방정부도 등록문화재를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건의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2019년 경기도의 건의안을 수용했으며 경기도는 지난해 9월 시·군 실태조사, 도민 의견 수렴 등 지방정부 등록문화재 선정을 추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