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고(故) 이한열 열사 어머니 고(故) 배은심 여사 사회장 서울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이한열기념관에서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오전 고(故) 이한열 열사 어머니 고(故) 배은심 여사 사회장 서울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이한열기념관에서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 1987년 6·10 민주항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던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별세했다. 향년 82세. 

10일 광주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는 전날 오전 숨을 거뒀다. 배 여사는 지난 3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8일 퇴원했다. 그러나 다음날 다시 쓰러져 소생하지 못하고 광주 동구 조선대 병원에서 숨졌다.

배 여사는 1987년 6월 항쟁의 불씨가 된 이한열 열사의 모친으로 아들이 민주화 투쟁을 하던 중 최루탄에 맞아 숨졌다는 것을 알고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다.

그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에 가입해 대학생, 노동자, 농민 등의 민주화 시위·집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참석했다.

지난 1998년부터는 유가협 회장을 맡아 민주화 운동 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끌어냈다.

이어 2019년에는 용산참사 투쟁에도 참여하는 등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6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배 여사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각계각층에서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김순 광주·전남 추모연대 집행위원장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생전에 민주유공자법이 제정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어머니가 못다 이룬 뜻, 저희가 이어가겠다”고 명복을 빌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SNS에 “계룡산 자락에서 우리 시대 모두의 어머니셨던 배은심 여사님의 부음을 마주한다. 이른 아침, 산사를 휘감는 겨울바람이 슬픔을 더한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고인과 함께 민주화운동을 한 문정현 신부는 SNS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졌다”고 작성했다.

한편 배은심 여사의 빈소는 조선대 병원 장례식장 1 분향소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일 오전 9시, 장지는 광주 북구 망월묘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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