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구매를 위해 줄서서 기다리는 고객들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루이비통과 샤넬 등 명품 브랜드들의 국내 시내 면세점 매장 철수가 이어지면서 면세업계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롯데면세점 부산점과 신라면세점 제주점에서 오는 3월 말 철수할 예정이다. 해당 면세점은 모두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샤넬을 입점시켰던 곳들이다.

샤넬 관계자는 “3월 31일자로 부산과 제주 시내 면세점 패션 부티크의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는 서울 시내와 공항 면세사업에 집중해 고객에게 최선의 부티크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최고 명품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루이비통은 지난 1월1일부터 롯데면세점 제주점을 시작으로 다른 시내면세점에 대해서도 철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시계 브랜드 롤렉스도 모든 시내면세점에서 철수했다.

이 같은 명품 브랜드의 잇따른 폐점 배경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시내 면세점의 영업환경 부진이 꼽힌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도에는 24조8586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70퍼센트 남짓인 17조8333억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전년보다 매출이 15.0% 증가한 수치다.

폐점의 다른 이유로는 명품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입장에서는 다이궁(중국 보따리상)이 다량으로 제품을 구매하며 무리하게 할인을 요구하는 모습 등이 명품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유통 과정에서 가품을 유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결국 명품 고유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폐점으로 인해 면세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하늘길은 여전히 막힌 상황이기에 명품 매출에 대한 의존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 단기간에 매출이 개선되기는 힘든 상황이고, 현재 온라인 강화 등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면세점의 경쟁력을 상징하는 명품 브랜드의 이탈을 통해 유입 인구가 사라지게 되면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면세업계 지원을 위해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를 폐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달 해외 거주자가 국내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국산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 면세 역직구 허용 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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