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를 타고 배달 중인 배달 노동자 ⓒ뉴시스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 중인 배달 노동자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배달업 종사자의 과중한 유상운송용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민관이 손잡고 이륜차 배달업 공제조합 설립에 나선다. 다만 배달 노동자 조합은 정부와 기업만 참가한 협약에 현장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지 우려를 표했다. 

국토교통부는 24일 9개 음식 배달 플랫폼 기업과 함께 ‘소화물 배송대행업 공제조합 설립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민간 기업에서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쿠팡이츠서비스, 위대한상상(요기요), 로지올(생각대로), 바로고, 메쉬코리아(부릉), 스파이더크래프트, 만나코퍼레이션(만나플러스), 슈퍼히어로 등이 참여했다.

유상운송용 보험은 배달 도중 사고 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이지만 평균 보험료 연 204만원(2020년 기준)으로 비용 부담이 크다. 이는 가정용 보험료의 11배 수준인 만큼 가입률이 저조해 많은 종사자들이 가정용 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정작 사고 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왔다. 국토부에 따르면 배달업 종사자의 해당 보험 가입 대수는 3만7000여대로 가입률은 19%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제정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을 통해 업계가 공제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국토부와 배달업계는 배달업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공제조합 설립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하고 민관합동 공제조합 추진 협의체와 추진단 사무국을 구성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정례화하며 사무국은 상설기구로 설립 실무를 담당하게 된다.

협약에는 조합 설립 준비가 완료되면 올해 안에 설립인가를 신청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정부가 인가 신청을 신속히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토부 황성규 2차관은 “이번 협약은 배달 종사자들에게 큰 부담이 돼 온 보험 문제를 두고 공제조합 설립을 위해 민관이 한마음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종사자들에게 보다 안전한 종사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계기가 되고, 배달업계의 상생과 지속성장을 자리 잡게 하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 관련 배달 종사자 노동조합 측은 공제조합의 출범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노동자의 입장이 배제된 점은 아쉽다는 입장이다.

배달 종사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공제조합의 출범 자체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다만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빠진 것은 아쉽다. 기업과만 소통하는 협약에서 정작 현장의 목소리가 정확히 반영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배달업 종사자들은 지난 몇 년간 과다납부했던 종합소득세도 환급받을 수 있게 됐다.

세무법인 굿택스는 지난 21일 라이더유니온 및 서울시플랫폼라이더협동조합과 함께 ‘조합원 종소세 경정청구 업무대행 협약’을 체결했다.

굿택스에 따르면 ‘배민’과 ‘쿠팡잇츠’, ‘생각대로’ 등 배달 기업에서 일한 배달업 종사자들은 기업이 ‘인적용역’으로만 분류해 잘못 적용한 업종코드로 인해 세금을 과다하게 납부했다. 

이에 올바른 업종코드(940918)를 입력하는 경정청구를 통해 더 낸 종합소득세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해당 기업에서 일한 라이더들은 연 3000만원 수입 기준 연간 20만원 정도의 세금을 더 내거나 원천징수된 세금을 환급받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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