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체험 바탕 둔 작품, 선입견 반성하게 하는 값진 성과”

2022년 제7회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 시상식이 18일 서울시 종로구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열렸다. Ⓒ투데이신문
2022년 제7회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 시상식이 18일 서울시 종로구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열렸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가 시상식을 끝으로 성황리에 종료됐다. 올해로 7회째를 맞으며 실제 노동의 현장에서 얻은 체험을 기반으로 한 작품을 많이 발굴해내고 있다는 평가이다.

㈜투데이신문사, ㈔한국사보협회, 한국문화콘텐츠21이 주최하고 ㈔한국문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후원한 2022년 제7회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 시상식이 18일 오후3시 서울시 종로구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당선자들을 비롯해 투데이신문사 박애경 대표, 한국문인협회 이광복 이사장, 한국소설가협회 김호운 이사장, 김홍기 시인, 한국소설가협회 김선주 부이사장, 오은주 소설가 등이 참석했다.

투데이신문 박애경 대표는 “지난 2년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로 인해 우리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다”라며 “이러한 힘겨움 속에서도 희망은 여전히 우리 편인 것 같다. 당선한 작가들에게서 그 희망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번의 공모전을 통해 총 28명의 문인을 배출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가 희망으로 가는 작은 디딤돌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미뤄둔 소설쓰기를 시작한 백수연 작가, 겹벌이의 불안한 생활 앞에서도 용기를 낸 조선이 작가, 글을 쓸수록 마음이 바로 세워졌다는 정희정 작가가 바로 희망의 신춘”이라고 당선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당선자들에게서 얻은 위로와 꿈의 메시지, 그리고 앞서 등단한 문인들을 통해 얻은 희망의 기운을 일터에서 문학의 꽃을 피우려는 예비문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한국문단에 새바람을 일으킬 역량 있는 신인작가와 기업문화 창달에 기여할 예비 문인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신춘문예에는 시 479편(120명), 단편소설 89편(81인), 수필 112편(50인) 등이 접수됐다. 참가작들을 보면 삶의 중심에 놓인 직장을 회피하거나 우회하지 않고 실제 노동 현장의 내용이 짙게 밴 작품들이 주를 이뤘다는 평가다.

투데이신문 박애경 대표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애경 대표 Ⓒ투데이신문

당선작에는 ▲시 부문 조선이(62)의 <달밤愛 미용실> ▲소설 부문 백수연(36)의 <다시, 아라비아로> ▲수필 부문 정희정(39)의 <투명했던 그 이름>이 선정됐다.

시 부문 당선작인 <달밤愛 미용실>은 늦은 퇴근길에 미용실을 찾아 머리를 맡기는 한 직장인의 모습을 묘사했다. 미용하는 시간을 천체를 유영하는 상상의 시간으로 전이한다는 점이 참신하다는 심사평이다.

시 부문 수상자인 농협하나로마트 마들점에 근무하는 조선이씨는 “지난달 출근을 준비하던 중 해고 통보를 받았다. 다행히 겹벌이를 하고 있다”면서 “불안한 생활 앞에서 당할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가 또 다른 세계에 한 발을 내딛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씨는 “늦게 공부를 시작해 더 노력해야 했다. 봄비처럼 언 땅에 낮은 자세로 더욱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소설 부문 당선작인 <다시, 아라비아로>는 직장비리를 알게 된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으며 피해자가 되는 현실을 주제로 담았다. 온몸을 태운 뒤에야 다시 소생해 고향인 아라비아로 날아간다는 피닉스의 전설에 비유해 의지를 다짐하는 끝부분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소설 부문 수상자인 서울길원초등학교 교사, 백수연씨는 “꿈만 꾸는 바보가 되더라도 꿈을 꾸는 게 낫다고 여겨 늘 꿈꿔왔지만 미뤄뒀던 소설 쓰기를 시작했다”라며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마다 소설을 계속 쓰는 것이 맞는지 고민했다”고 소설 쓰기의 어려움을 말했다. 백씨는 “이번 당선 소식은 소설을 계속 써도 된다는 첫 응답과도 같은 것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필 부문 당선작인 <투명했던 그 이름>은 병마를 이겨내고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직장인의 복귀’를 체험적으로 그려냈다. 직장의 지위를 되찾은 기쁨을 ‘도장’의 쓰임이라는 상징에 담아 집약적으로 내용을 돋보이게 해 호평을 받았다.

수필 부문 수상자인 프리랜서 정희정씨는 “일기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무척 사소한 일이었지만 그로 말미암아 제 목소리에 점차 힘이 생겨났다”면서 “글을 쓰면 쓸수록 주변에 어슬렁대는 것 같았던 화마가 서서히 모습을 감췄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씨는 “세상의 그 어느 것이라도 예사로 넘기지 않겠다. 결이 살아있는 문장으로 여운이 남는 글을 짓고 싶다”고 바람을 말했다.

심사위원장인 단국대학교 박덕규 교수는 총평에서 “직장은 일상을 영위하게 하는 재화의 생산현장으로 사회인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자리”라면서 “한국문학은 이 사실을 잊어 어쩌면 삶의 실제적 영역이 축소된 ‘일그러진 미학’이 되고 있지 않나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심사위원장은 당선작들에 대해 “구체적 체험을 바탕으로 진지하고도 새로운 상황을 포착해 문학의 전문성을 기교의 극대화로 이해하는 문화적 선입견을 반성하게 한다는 점에도 충분히 값지다 할 수 있다”고 평했다.

한국문인협회 이광복 이사장은 “어려운 시기에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가 7회째 면면이 이어 내려오는데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라며 “앞으로 더 무궁한 발전이 있길 바란다”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한국소설가협회 김호운 이사장은 “언어를 매체로 표현하는 예술인 문학은 우리의 일상을 더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면서 “당선자들이 우리 문학의 큰 동량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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