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으로 어려운 이 시기에 하필?”
가스公 “현지기업과 네트워킹 강화에 필요”
채 사장, 호주 출장 이어 9일간 미국출장도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일 미국 휴스턴에서 에너지 인프라 기업인 셈프라 인프라스트럭처사와 북미 에너지 인프라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일 미국 휴스턴에서 에너지 인프라 기업인 셈프라 인프라스트럭처사와 북미 에너지 인프라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한국가스공사]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한국가스공사 채희봉 사장의 해외출장이 외유성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임기말 공기업 사장의 잦은 해외출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한 가운데 시기상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 채희봉 사장의 최근 호주 출장이 실상 관광지를 방문하는 외유에 불과했다는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공공운수노동조합 한국가스공사지부는 지난달 이와 관련한 회사 내부자료를 입수했다며 현수막 게시 등을 통해 공론화했다.

가스공사 노조에 따르면 해당 자료에서의 호주출장 일정은 시드니 헬기투어, 불루마운틴, 누사헤드 해변, 오페라하우스 등 유명 관광지 방문일정이 포함돼 있으며 5성급 호텔 숙박과 벤츠, BMW 등 고급승용차 렌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노조는 또 이를 사내 현수막을 게시해 알렸으나 가스공사가 일방적으로 철거했다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입수한 문서에 대해 회사는 정식으로 결재한 문서가 아니며 실제로 관광지를 방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조로서는 공문 형식으로 작성된 문서이기에 이같은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불확실성이 높은데 단지 파트너사 확보 문제로 그 시기에 자리를 비우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회사에서 지난달말 경영평가 실사에 문제가 된다며 현수막을 강제철거했다. 노조는 현수막 철거에 동의하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노사간 협의해야할 현안이 많은데 해외로 출장다니니 사장 얼굴 보기조차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채 사장은 지난 2월 16일부터 3월 2일까지 15일간 호주 브리즈번, 맬버른, 시드니에 있는 19개 기업 및 기관 등을 방문했다. 가스공사는 지난 5일 내놓은 해명자료를 통해 이번 호주 출장에 대해 “현지 기업들과 네트워킹을 강화해 향후 호주지역에서 그린수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가스공사는 “그린수소 사업 추진에 반드시 필요한 출장이었다”라며 “많은 현지 기업들이 가스공사를 잠재 고객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향후 업무협약 체결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확대하길 희망하는 기업이 다수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명확한 결과가 보이는 성과는 제시하지 못했다.

또한, 가스공사는 노조의 현수막 게시와 관련해 “허용되지 않은 장소에 경영진 비방 및 사실과 다른 일방적 주장을 담은 현수막에 대한 탈거 요청과 법적 조치 의사를 전달했으며 해외 출장에 문제제기를 한 직원들을 압박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가스공사는 이어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호주출장 당시 차량 렌트에 3000만원 이상 소요됐다는 의혹에 대해 “여비규정상 렌트카 사용료는 실비 정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번에는 장기간 출장으로 많은 비용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렌트카 등 교통수단을 확보한 경우 규정에 의거해 출장자 전원에 대해 모든 일비도 50% 감액해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채 사장은 호주 출장에서 귀국한 지난달 다시 미국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가스공사는 지난 1일(미 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에너지 인프라 기업인 셈프라 인프라스트럭처사와 북미 에너지 인프라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양사는 LNG사업, 수소 인프라 사업, 탄소 포집사업 등 에너지 전 분야에 걸쳐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데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채 사장은 이날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셈프라 인프라사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저탄소·친환경 에너지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양사의 강한 의지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채 사장의 미국 출장에 대해 “지난달 27일 출국해 이달 4일 귀국하는 일정이었다”라며 “업무상 출장이어서 관광일정은 없었다. 자세한 일정은 추후 공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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