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지난 대선은 청년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청년대선’이었다.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2030의 등장은 한국 정치의 변화를 열망하는 바로미터가 됐다.

정치권의 ‘정략적 갈라치기’에 희생된 이대남(20대 남성 유권자)과 이대녀(20대 여성 유권자)는 캐스팅 보터(casting voter)로서의 역할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유력 정당은 일찌감치 일부 선거구를 ‘청년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하며 경쟁하듯 2030세대를 앞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의원 비례대표로 20대 남녀를 당선 안정권인 1~2번에 배치했고, 전체 110명 중 27명을 만45세 이하로 채웠다. 국민의힘 역시 32명을 같은 기준으로 공천 했다.

지방선거 본선에 나선 전국의 기초의원 청년 세대(18~39세)는 선관위 등록 마감(13일) 기준 539명에 이른다. 이는 지역·비례 후보 전체인 5125명의 10.5%에 달하는 수치다. 만 28세의 원내정당 광역단체장 출마자(김한별 기본소득당 인천시장 후보, 1993년생)까지 나왔다. 역대 유례없는 현상이다.

현실 정치에 직접 뛰어든 청년들은 어떤 각오로 지방선거에 임할까. 이들이 주장하고자하는 건 무엇이고, 청년세대의 정치 참여에 대한 입장은 또 뭘까. 유력정당의 2030 후보를 직접 만나 얘길 들어봤다.

◆구정 업무 견제, 감시 역할 제대로 할 것

20대 나이에 국회의원 보좌역과 언론사 기자는 물론, 공익법인 이사장까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수많은 청년이 있지만, 서울 금천구의원 선거에 나선 고영찬(29) 후보처럼 다양한 이력을 보유한 인물도 흔치 않다.

“낡고 정체된 기득권을 타파하기 위해 지역 정치에 변화를 일으키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고 후보는 과거 ‘공익법인’ 등을 통해 사회변화를 꾀하고자 했지만, 생각만큼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사회적 약자를 돕고자 뜻있는 청년들이 의기투합해 공익법인을 설립하고 대기업 후원까지도 이끌어냈는데, 기대만큼 성과가 안 나왔다”고 밝히는 고 후보는 “이유를 찾기 위해 기자생활과 국회의원 보좌역까지 했는데, 결론은 직접 정치를 해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20대 청년 고영찬은 정치 활동을 통해 무엇을 바꾸고 싶을까.

-지방선거에 출마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젊은 나이지만, 제가 국회의원 보좌역할도 해보고 공익법인 이사장도 맡아봤거든요. 나름대로 다양한 경험과 사회공헌 활동까지 하면서 지금 살고 있는 금천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금천구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는데, 젊고 유능한 청년의 감각으로 우리 지역을 변화시켜야겠다고 생각해 출마하게 됐습니다.”

-청년들이 직접 정치에 나서게 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콘텐츠 면에서 2030만큼 뛰어난 세대가 없다고 생각해요. 이번 대선에서도 흔히 말하는 ‘짤’이라거나 ‘밈’ 같은 것도 저희 세대가 만든 거잖아요. 그러다보니, 더 부각되는 면도 있고요. 사실 청년 세대의 목소리가 커진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두드러지지 않았을 뿐 계속돼온 거라고 봅니다. 또 정당의 변화도 한몫했다고 보고요. 2030이 이번 선거처럼 많은 공천을 받은 적도 없거든요. 제가 이 지역에서 청년위원장을 했는데, 금천구에서 20대 청년을 단수 공천했다는 건 혁신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청년할당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할당제는 최소한의 발판이라고 생각해요. 청년들의 정치권 진출이 일정 부분 오를 때까지는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이준석 당대표 선출로 청년 비율이 크게 늘 거라 생각했었는데, ‘이준석 효과’는 없었어요. 그만큼 청년들이 할당제 기대를 많이 합니다. 특히, 청년 기초의원이 많이 나와야한다고 생각해요. 정무감각은 좀 떨어질지 몰라도 최 일선에서 민원을 마주하며 열정적으로 뛸 수 있는 세대잖아요. 현재 기초의회가 상당히 고령화돼 있는데, 기초의회 폐지론, 무용론이 더 안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도 젊어질 필요가 있는 거죠.”

-보수정당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진보라고 주장하는 민주당 정책을 보면서 상당히 위선적이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흔히 ‘약자를 대변한다, 소외계층을 대변한다’ 그러는데, 제가 볼 때는 아닙니다.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지역이 상대적으로 더 어렵고 열악한 곳이 많아요. 일례로, 금천구가 민주당 구청장이 12년을 했는데 재개발재건축이 단 한 건도 없었어요. 심지어 계획된 뉴타운마저도 취소시켜버렸거든요. 과거 보수 구청장이 있을 땐 그래도 재개발재건축이 있었고, 다른 실적도 많았습니다.”

-당선되면 어떤 의정활동을 펴고 싶나요.

“설명하는 구의원이 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적지 않은 주민들께서 구의원 만나기가 힘들다 그러거든요. 저는 어떤 문제건 주민 요구가 있으면 언제든 만나겠다는 생각입니다. 만나서 구의원이 풀 수 있는 문제라면 가능하다 얘기하고, 어렵다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겠다는 얘깁니다. 괜히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임기응변식으로 의정활동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준석 박지현 등 공당의 대표들이 청년 정치인인데, 어떻게 평가하나요.

“잘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이준석 대표는 당에 시험제도를 도입했는데, 이런 시도는 정말 잘하는 것이죠. 박지현 대표도 당 쇄신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로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인데, 당 대표급인 청년 정치인들의 이런 정치적 스텐스는 고무적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건 젊기 때문에 가능한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정치가 변화되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민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요.

“젊은 정치인이 구의회에 들어가서 변화를 불러일으키겠습니다. 세대교체와 정치교체를 통해 다른 변화를 경험하고자 한다면 고영찬을 지지해주시기 바랍니다. 구정업무에 대한 확실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잘 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