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익구 외 지음│128*188│각권 186~604쪽│지만지한국문학│각권 1만8800~3만6800원·세트가 22만4000원

[사진제공=지만지한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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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전유정 기자】율곡의 제자로 명나라에서도 절찬받은 시인 최전(경북 문경), 요절한 조선의 천재 시인 김숭겸(경기 양주) 등 그동안 중앙의 그늘에 가려졌던 지역의 한시(漢詩) 대가 10명의 작품집이 발간됐다.

이번 지역 고전학 1차 총서는 18세기 울산을 대표하는 학자 이근오의 ‘죽오 시선’, 양산 통도사 구하 스님의 ‘금강산 관상록’, 김숭겸의 ‘관복암 시고’, 최전의 ‘양포유교’, 환윤석의 ‘이재 시선’ 등 총 10권으로 지역별 주요 학자들과 각 지역 도시의 학맥을 중심으로 학문 연원을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이 우선 선정됐다.

기획위원으로는 정우락(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강정화(경상국립대 한문학과) 교수, 박순철(전북대 중문학과) 교수, 김승룡(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등 이 분야 권위자들이 참여했다.

출판사 지만지한국문학은 “영남학, 호남학, 기호학 등의 지역 고전학을 폭넓게 발굴해 체계적으로 연구·발간하는 기획은 우리 문학사에서 처음”이라고 밝혔다. 서울 중심의 풍토에서 벗어나 고전문학을 새롭게 살핀다는 취지다.

지역 고전학 1차 총서 중 <가암시집>은 경북 예천 지역의 선비 가암 전익구의 시 81수를 모두 담았다.

<관복암 시고>는 19세에 요절한 천재 시인 관복암 김숭겸의 시 242제 299수를 실었다.

<금강산 관상록>은 구하 스님의 금강산 여행기와 관상시들을 소개하며 금강산 내 각 사찰과 소장 유물, 부속 암자 등을 밝히고 금강산의 모습을 순례자의 눈으로 묘사한다.

<목재 시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명의 멸망과 청의 등장에서도 영남의 학풍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한 홍여하의 시 97수를 소개한다.

<서천 시문선집>은 조정규가 중국을 다녀오며 기록한 일기, 시, 필담, 편지글 제문을 골라 엮었다.

<양포유고>는 율곡 이이의 제자로서 신동으로 유명한 최전의 시를 소개한다.

<이재시선1>은 호남 선비 황윤석의 일기 <이재난고> 중 중요한 시들을 엮었다. 과거 공부를 통한 입신출세와 학자로서의 삶 사이에서 고뇌하는 청년 황윤석을 만날 수 있다.

<회봉 화도시선>은 1700여 수에 가까운 한시를 남긴 회봉 하겸진을 통해 일제강점기 시대 우리 한문학의 자취를 살필 수 있다.

<후산 시문선집>은 일제 강점기부터 광복과 6·25 전쟁, 유신 등 격변의 시대를 살면서 근대화를 거부하고 전통을 지켜 나간 올곧은 유학자의 고뇌와 개화기 이후 단절된 근대 한문학의 맥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영남 지역의 학통과 각 학자들의 교유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지역 고전학 총서 기획 위원회는 “비록 미약하지만 이후로 하나씩 ‘살아 있는 생명체’가 될 수 있도록 소중하게 발굴하고 겸손하게 살피고 애정으로 복원해 21세기 한국 사회의 지적 자산으로 확보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저들이 우리의 곁에 존재했건만 아직 손대지 못했음을 반성한다. 이후 복원된 생명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훌륭한 인간적, 인문적 세계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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