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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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ECB(유럽중앙은행)가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지만 향후 경기불안 등의 이유로 속도조절을 나설 것으로 전망돼 유로화 약세가 나타나며 유로화·달러 패리티가 재차 깨졌다. 이에 국내 환율도 당분간 하락할 요인이 뚜렷하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ECB는 27일(현지기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지난달에 이은 두번째 자이언트스텝으로 유로존 기준금리는 1.25%에서 2%대로 단숨에 올라섰다. 이에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1.5%와 2.25%로 올랐다. 

지난달 유럽의 CPI(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9.9% 상승을 기록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높은 물가상승에 대한 ECB의 강력한 조치로 해석된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로 회귀할 수 있도록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인상했고 앞으로도 물가안정을 위해 더욱 인상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향후 물가상승률과 경제 전망치를 기반으로 인플레이션의 상승 위험을 견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리 결정 이후 유로화 가치는 장중 0.9% 하락하며 유로당 0.997달러를 기록하는 등 유로화·달러 패리티가 재차 깨졌다. 이번 금리인상은 시장에 부합하는 결정이었으나 이후 금리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축소할 것이라는 약한 매파적(긴축기조) 전망이 시장 심리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IBK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위원은 “ECB의 자이언트스텝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으로 오히려 ECB의 분위기가 향후 고강도 긴축보다는 경기침체를 우려해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여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는 약세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변 연구위원은 “최근 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고용지표도 호조를 보이는 등 인플레이션이 잡히는 시그널은 나오지 않는 상황으로 미국의 긴축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환율도 하락할 요인이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ECB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27일(현지시간) 달러화인덱스는 110선을 회복했고, 이 영향으로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6원 오른 1423원에 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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