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차 0.75~1%포인트로 더욱 벌어져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 속도조절 시사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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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인플레이션 억제 신호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했다. 다만 누적된 긴축 통화정책의 영향과 경제상황을 고려해 향후 속도 조절 가능성도 시사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2일(현지시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3∼3.25%인 미국 기준금리는 3.75∼4%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러·우 전쟁으로 식품가격과 서비스 비용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안정되는 듯 했던 원유가격마저 조금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인플레이션 상황이 개선되지 않음을 확인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결정은 미국 고용 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는 등 강력한 긴축을 지지하는 시그널로 작용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올해 들어 6번째다. 지난 3월 0.25%포인트, 5월 0.5%포인트 올린 뒤 6·7·9·11월 각 0.75%포인트씩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목표 인플레이션인 2%에 도달하기 위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제 상황과 누적된 긴축 통화정책 그리고 금리인상이 인플레이션에 반영되는 속도를 12월 회의에서 논의할 것을 예고해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이는 과도한 통화긴축으로 경기침체에 빠지는 상황을 막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된다.

키움증권 김유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성명서에서 누적된 통화 긴축영향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만큼 연준의 금리 인상폭은 조절될 여지가 생겼다는 판단이며 12월 FOMC에서 정책금리는 0.5%포인트 인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상폭 조절이 정책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금리 인상폭이 축소되더라도 목표로 하는 최종금리 수준이 높다면 그 만큼 긴축 사이클이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결국 연준은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봐야 하며 최종금리 수준은 5.25%까지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연준의 자인언트 스텝으로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는 0.75~1%포인트로 더욱 벌어졌다. 이에 오는 24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외국인투자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출될 조짐이 관측되면 10월에 이어 두 번째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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