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바닥난 주유소, 수도권만 21곳…“주말 무렵 고비”

지난 28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주유소에 무연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8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주유소에 무연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수도권부터 재고가 바닥난 주유소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비상수송에 나서고 있지만 주말 무렵부터 고비를 맞는 주유소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송 지연이 빚어지면서 회전율이 높은 수도권부터 휘발유·경유가 품절된 주유소들이 나오고 있다. 29일 16시 기준 전국의 품절 주유소는 총 21개소(휘발유 19개소, 경유 2개소)로 서울(17개소), 경기(3개소), 인천(1개소)에 분포돼 있다. 전국 주유소의 재고 상황을 보면 휘발유는 8일분, 경유는 10일분 정도다.

산자부는 지난 24일 이후 정유업계 비상상황반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비상상황반은 정유공장과 저유소 등 주요거점별 입·출하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 수송차질이 있거나 우려되는 경우 정유사간 협조와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 등을 활용한 비상수송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재고가 바닥을 보인 주유소는 12시간 내 유류를 공급하고자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대응 중이다.

업계는 이번 주말 즈음에 품절 주유소 사태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대다수 주유소들이 파업 이전에 재고를 확보했지만 전국 평균 재고보유량은 2주 정도다”라며 “회전율이 높은 주유소는 더 빨리 재고가 소모될 수 있다.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이번 주말부터 고비를 맞는 주유소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평소엔 주문하면 다음날까지 공급됐는데 지금은 3~4일 이상 지연되고 있다. 협회에서 주유소 피해상황을 접수해 산자부에 전달하고 있는데 약 50여곳에서 피해가 접수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보유 중인 재고량이 20% 미만이면 보통 2~3일 내에 공급을 못 받을 경우 재고가 바닥난다고 봐야 된다. 산자부 비상상황반에서 이런 주유소들에게 우선 공급되도록 조치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품절 주유소 현황은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서 30일부터 매일 16시경 안내될 예정이다. 오피넷의 전국 주유소 판매가격 정보는 민간 지도서비스와 연계돼 제공되고 있으며 품절 주유소는 지도상 표시되지 않도록 조치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과 달리 품절 주유소가 발생한 이유는 그동안 탱크로리(유조차) 운전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률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종전 탱크로리 운전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률은 10%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전국 평균 약 70%, 수도권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화물연대는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차량에만 적용되고 있는 화물차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올해로 에정된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최소 운임을 보장해 저운임으로 인한 과로, 과적, 과속운행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