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제공=위메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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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블록체인 사업에 속도를 더욱 내는 모습이다. 지난해 계속된 악재와 크립토 윈터 속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음에도, 도리어 더욱 힘을 싣는 모습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지난해 11월 지스타 참가 이후 20종 게임의 ‘위믹스 플레이’ 온보딩 계약을 체결했다. 클래게임즈의 실시간 전략 디펜스 게임 ‘인피니티 파티배틀’을 비롯해 로티엑스의 항구교역 SNG(소셜 네트워크 게임) ‘베네치아 스토리’, 단비엔터테인먼트의 수집형 RPG ‘로벨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자사의 대표작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는 이달 31일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위믹스 플레이에 온보딩될 예정으로, 전작 ‘미르4’와의 인터게임 이코노미를 선보일 방침이다. 앞서 이들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도 아부다비 지사 ‘위믹스 메나’를 설립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네오위즈홀딩스 자회사 네오플라이의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 ‘네오핀’ [이미지 제공=네오플라이]
네오위즈홀딩스 자회사 네오플라이의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 ‘네오핀’ [이미지 제공=네오플라이]

네오위즈홀딩스도 중동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지난해 9월 아부다비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자회사 네오플라이가 전개 중인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 ‘네오핀’의 사업 협력을 위해 현지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는 것이 네오플라이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UAE로 향한 경제사절단에 오승헌 대표가 동행, 현지 정부 기관 및 기업들과 블록체인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표는 현재 네오플라이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네오플라이 관계자는 “UAE를 기반으로 네오핀이 영위하는 블록체인 비즈니스의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지난해 9월 법인 설립 이후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곧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마브렉스가 진행한 ‘MBX 데이’ 행사 전경 [사진 제공=넷마블]
넷마블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마브렉스가 진행한 ‘MBX 데이’ 행사 전경 [사진 제공=넷마블]

넷마블 역시 블록체인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11일 넷마블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마브렉스는 바이낸스와 기술 협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고 밝혔으며, 이를 통해 바이낸스로부터 블록체인 기술 관련 인프라를 지원받아 생태계의 안정적 확장을 도모하고, 이를 바탕으로 게임 기반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이용자 트래픽 활성화, 암호화폐 활용 관련 편의성 확대 등에 주력하겠다고 발표했다. 

12일에는 강남 한화 드림플러스에서 ‘MBX 데이’를 개최하고, 멀티체인 확장 계획이 담긴 새로운 청사진 ‘MBX 3.0 유니버스’를 공개했다. 현장에서 마브렉스 측은 자사 온보딩 게임들의 총 다운로드 수가 약 2252만 건에 달했으며, 게임 토큰 채굴 대비 소진율이 95% 달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다중 체인 브릿지로 구성된 ‘MBX 워프’를 공개했다.

특히 ‘MBX 3.0 유니버스’가 적용되는 첫 프로젝트로 넷마블의 기대작 ‘모두의마블: 메타월드’를 지목했다. 전세계 2억명이 즐긴 전략 보드게임 ‘모두의마블’의 후속작으로, 최근 실적 부진에 빠진 넷마블의 반등을 견인할 타이틀로 일찍부터 기대를 모았다. 실제 도시 기반 메타월드에서 건물을 올리고 부동산을 거래하는 방식의 게임성을 앞세울 예정이다. 

이외에도 컴투스 그룹은 블록체인을 자사 사업의 한 축으로 규정했다. 엑스플라(XPLA) 메인넷 출범 이후 세계적인 파트너들이 참여해 기술적 안정성과 콘텐츠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인원 게임 플랫폼 ‘하이브’ 기반의 웹 3.0 게임과 C2X NFT 마켓플레이스, 컴투버스 서비스를 중심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아우르는 글로벌 메인넷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컴투스 그룹은 코스모스테이션 등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들을 자체 메인넷 ‘엑스플라(XPLA)’의 파트너로 합류시키고 있다. [이미지 제공=컴투스 그룹]
컴투스 그룹은 코스모스테이션 등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들을 자체 메인넷 ‘엑스플라(XPLA)’의 파트너로 합류시키고 있다. [이미지 제공=컴투스 그룹]

이들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이유로는 전망이 그리 낙관적이지 못한 상황임에도 관련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루나-테라 사태, FTX 파산 여파 등 악재로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며 ‘크립토 윈터’가 찾아온 상황이다. 더구나 위메이드의 경우 자체 발행 가상화폐 위믹스가 국내 법정화폐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며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게임 사업의 비전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은 지난 1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P2E(플레이 투 언) 게임은 이미 소멸 시점에 접어든 상태이며, 게임산업의 미래였던 적도 없는데 왜 아직도 게임산업의 미래로 언급되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최근 주요 코인 가격이 반등하는 등 시황 회복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시그널로 분석된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만1000달러를 돌파한 상태로, 지난 일주일간 22.53% 올랐다. 시총 2위 이더리움 역시 같은 기간 17.91% 상승했으며, 다른 코인들 역시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비관론 속에서도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밀어붙인 국내 게임사들이 이 같은 흐름에 합류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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