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지원법’ 적극 대응키로
K-콘텐츠·세액공제 확대 지원 강화
‘아이돌 그룹’ 멤버, 회의 참석 눈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수출 전략 민당정 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수출 전략 민당정 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정부 여당은 3일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K-칩스법)을 통과시키는 한편, 5년간 시스템 메모리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에 30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수출 전략 민·당·정 협의회’를 열고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비롯해 신(新)수출 동력인 K-콘텐츠 지원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선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으로부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최근 수출 비중이 커진 K-콘텐츠에 대해서도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정은 우선 반도체, 이차전지, 전기차 등 주력산업 기술을 개발하고 국내 생산 설비 투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에서 20% 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수출 감소 폭이 커진 만큼 산업 경쟁력 강화와 생태계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지적을 받아들여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초격차 기술력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 설비 촉진이 중요하다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국가 전략기술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상향과 임시 투자세액 공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마무리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가능한 빨리 개정해서 어려움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후속 공정 분야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성 정책위의장은 “올해 중 첨단 패키지 기술개발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해 5300억원 정책금융을 지원할 것”이라며 “산업은행에서 시스템 반도체, 소부장, 메모리 반도체 등에도 향후 5년 동안 30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을 규제하는 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나라 반도체가 우려 대상국에서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의 조언에 따라 협상력을 확보하되 글로벌 공급망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성 정책위의장은 “중국 현지 공장 급격 폐쇄 시 인력 및 기술 유출 등을 근거로 미국과 실질적인 협상을 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다”며 “당에서는 과도한 경영정보 요구, 초과 이익 공유 등 기업의 부담이 큰 조항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국회 차원에서 대미 의회 외교에 적극 나서서 국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엔하이픈(ENYHYPEN) 희승(왼쪽), 정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수출 전략 민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룹 엔하이픈(ENYHYPEN) 희승(왼쪽), 정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수출 전략 민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룹 엔하이픈(ENYHYPEN) 희승-정원, 수출 전략 민당정 협의회 참석

당정은 또 K-콘텐츠와 바이오 등 12개 분야를 새 수출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인허가 규제 대응을 통해 해외 판로 개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영화 콘텐츠 투자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한편, OTT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특화 제작 지원 등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에 콘텐츠 제작과 공연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요청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하이브 매출액 1조8000억원 중 1조2000억원이 외국에서 창출된 수익이다. 이 부분을 더욱 늘려야 한다”며 “당과 정부, 민간이 힘을 합쳐 반도체에서 줄어드는 수출 감소 폭에 대해서 다른 품목에서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방산을 비롯해 원전 등의 분야에도 집중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쟁력이 줄어들고 있는 반도체 부문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우선적으로 이뤄지고, 서비스 산업과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K-콘텐츠와 K-컬쳐의 선도적인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당에서 주호영 원내대표, 성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한무경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 이용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보균 문체부 장관,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등이 자리했다.

민간에서는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 정칠희 네패스 회장, 박기용 영화진흥위원장, 김태호 하이브 최고운영책임자,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 멤버 희승·정원이 참석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지난달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수출 위기 조기 극복 의지를 담아 올해 수출 목표를 6850억 달러로 설정하고, 수출 플러스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의 모든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며 “콘텐츠, 농수축산물, 에듀테크 등 새로운 수출 유관 품목을 적극 지원해 수출 확대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K-콘텐츠는 수출 전선 구원투수로 등장하고 활약하고 있다. 국가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켜 연간 소비재를 비롯해 다른 산업의 수출까지 견인한다”며 “국회에서 K-콘텐츠 미래를 활짝 열기 위해 예산 지원에 더욱 힘써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