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인식률 등 높은 편의성 강점
사용처 및 지원 카드 확대가 관건

애플페이 국내 출시 이미지 [사진 제공=애플]
애플페이 국내 출시 이미지 [사진 제공=애플]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애플페이가 한반도에 상륙했다. 아직 현대카드만 사용 가능하긴 하지만, 아이폰 이용자들은 서둘러 애플페이에 자신의 카드를 등록하고 활용을 시작한 모습이다. 실제 사용해보니 편리한 결제가 돋보였다. 그러나 지원 카드가 제한적이고 사용처 등의 이슈가 남아있어 맥세이프 카드지갑과의 결별은 조금 더 뒤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페이 도입이 예정된 21일 오전 7시, 기자는 기상과 동시에 아이폰 지갑 앱을 열었다. 기존에는 신용카드 등록이 되지 않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지갑 앱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현대카드 결제 정보를 불러와 등록 절차를 진행한 것이다. CVV 입력 등 간단한 인증절차를 거친 뒤 기자의 개인 신용카드가 지갑 앱에 등록됐고, 아이폰과 연동된 애플워치에도 카드 정보가 입력됐다. 

등록 절차가 완료된 뒤, 전원 버튼을 두 번 눌러보니, 바로 애플페이 결제 화면이 출력됐다. 이어 애플워치에서도 측면 버튼을 2회 누르자 동일하게 결제 화면으로 넘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애플페이 사용을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된 것이다. 

애플페이 결제는 측면 버튼을 2번 눌러 간편하게 활성화할 수 있다. ⓒ투데이신문
애플페이 결제는 측면 버튼을 2번 눌러 간편하게 활성화할 수 있다. ⓒ투데이신문

오전 7시 40분경, 기자는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섰다. 집 앞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들러 담배를 주문하고,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지 질문했다. 편의점 근무자는 관련 정보를 아직 전달받지 못했는지, “한 번 해볼게요”라는 말과 함께 결제를 시도했다. 인식은 됐지만 정상적으로 결제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재차 시도했지만 여전히 결제가 이뤄지지 않아 실물 카드로 계산을 진행하고 매장을 나섰다. 

출근을 위해 여의도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였다. 이후 9시 2분경 현대카드에서 애플페이 사용 가능 안내 문자가 도착했다. 애플페이 설정이 완료됐으며, 마크가 보이는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등록은 이른 아침부터 진행됐지만, 실제 사용은 오전 일과 시작 시점부터 가능했던 모양이었다. 

주차를 마치고 사무실로 올라가기 전, 커피와 먹거리를 구매하기 위해 카페와 편의점을 들러보기로 했다. 먼저 엔제리너스 커피를 방문하자, 출입문과 카운터에서 애플페이 로고를 확인할 수 있었다. 키오스크로 커피를 고르고, 애플워치를 이용해 결제를 시도했지만, 올바른 카드 정보가 아니라는 오류 창이 뜨며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실물카드를 꺼냈다. 

애플페이 사용 가능 매장임을 나타내는 로고가 커피 전문점 출입구에 부착돼 있다. ⓒ투데이신문
애플페이 사용 가능 매장임을 나타내는 로고가 커피 전문점 출입구에 부착돼 있다. ⓒ투데이신문

하지만 애플페이 결제는 실제로 가능했던 모양이었다. 키오스크가 아닌 카운터 다른 고객들의 경우 애플페이를 활용해 결제를 진행하고 있었고, 아무 문제없이 완료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애플워치 상에서 오류가 있던 것이거나, 애플페이를 지원하지 않는 키오스크였던 것으로 생각됐다.

커피 전문점을 나와 바로 옆에 있던 GS25 편의점에 들렀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을 빵과 간단한 간식을 구매한 뒤, 아이폰을 이용해 결제를 시도했다. 이번에는 정상적으로 절차가 진행됐으며,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존 실물카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오후 12시 30분경, 점심을 먹고 난 뒤 커피를 마시기 위해 다시 엔제리너스를 찾았다. 이번에는 키오스크에 설치된 패드에 아이폰을 태그했고, 정상적으로 결제가 됐다. 간식을 사기 위해 편의점도 재차 방문했고, 이곳에서는 애플워치를 활용해 결제를 완료했다. 편의점에서의 결제는 일부 실물 카드에서 지원하는 태그 결제와 유사한 속도로, IC카드를 꽂는 기존 방식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 

커피 전문점 키오스크에 부착된 결제 단말기. 화면 하단 패드에 아이폰을 태그하자 결제가 바로 이뤄졌다. ⓒ투데이신문
커피 전문점 키오스크에 부착된 결제 단말기. 화면 하단 패드에 아이폰을 태그하자 결제가 바로 이뤄졌다. ⓒ투데이신문

애플페이를 사용해보며 체감할 수 있었던 장점은 빠르고 정확한 인식이었다. 과거 기자가 사용했던 갤럭시 Z 플립3의 경우 속도도 다소 느렸고 접촉 위치나 단말기에 따라 인식이 잘 되지 않는 이슈가 있었다. 하지만 애플페이의 경우 적당한 위치에 태그하는 것만으로도 단말기에서 잘 인식됐고, 결제 자체는 실패하더라도 인식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범용성 측면에서는 아직 MST(마그네틱 보안 결제) 방식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중 NFC 단말기가 설치된 곳은 약 10% 수준으로, 결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애플 측이 공개한 사용처들은 32개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들과 16개 앱 및 웹사이트로, 삼성페이 사용자들처럼 지갑을 두고 다니기엔 부족하다. 

다만 이 부분은 예상보다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지난 20일 발표한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에 따른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애플페이 사용 기반 구축을 위한 NFC 단말기 설치를 먼저 적극적으로 문의하는 프랜차이즈 및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특히 MZ 및 알파 세대를 주 고객으로 삼고 있는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카페, 슈퍼마켓의 소매점들이 단말기 설치를 먼저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예상 대비 빠른 결제 인프라 확충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페이 지원 앱 및 웹사이트 목록 [자료 제공=애플]
애플페이 지원 앱 및 웹사이트 목록 [자료 제공=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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