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걷듯 신중에 신중 기해야”
홍준표 “총선에 도움 안돼...제명하라”
유승민 “당이 징계해야 하는데 안 해”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김재원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김재원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5·18 정신 헌법수록 반대’ 등 최근 잇따른 실언 논란에 휩싸인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당은 이제 겨우 체제를 정상 상태로 재정비하고 새 출발을 하는 단계에 놓여 있다”며 “여당이라지만 소수당이니 만큼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매사에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혹시 민심에 어긋나는 발언이나 행동이 아닌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당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면 더더욱 신중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접견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재원 최고를 당 윤리위에 제소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본인 이야기도 들어보고 내용을 좀 더 파악해야한다”면서도 “부적절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극우 성향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예배에서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혀 비판을 받았다. 김 최고위원은 이틀 후인 14일 사과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후 김 최고위원은 16일 최고위원회의, 23일 호남 현장 최고위에 이어 2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이달 25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한인 보수단체 ‘북미자유수호연합’초청 강연회에서 전광훈 목사에 대해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말해 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자 당내에선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먼저, 당 상임고문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나섰다. 홍 시장은 이날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하라”며 “경고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냐. 총선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민이 어떻게 볼까 걱정”이라며 “1등으로 최고위원 된 분이 5·18에 대해 그런 발언을 했을 때,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를 징계한 이후 윤리위(원회) 실종 사태가 아닌가 싶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에 대한 민심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쳤으니 당연히 징계를 해야 하는데 안 하고 지나간다”고 질타했다.

5선의 조경태 의원도 YTN라디오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여당 최고위원의 발언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며 “당원들에게 크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친윤계인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워낙 잘해왔던 사람인데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이 되는 워딩을 이렇게 반복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한다”며 “언어의 전략적 구사가 최근에 감이 떨어진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김웅 의원과 허은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도대체 이런식으로 내년 총선을 어떻게 이기겠다는 거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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