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2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서 전시돼
7개 섹션으로 나뉜 전시…작가의 삶·작품세계 충실히 조망

<br>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이 2023년 해외소장품 걸작전<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Edward Hopper: From City to Coast>를  4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한다.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예술성과 대중성을 갖춘 세계적 명화들을 소개하는 해외소장품 걸작전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에드워드 호퍼의 국내 첫 최대 규모 개인전으로, 얼리버드 티켓은 10만장이 판매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에드워드 호퍼, 〈뉴욕의 영화관〉을 위한 습작, 1939. 종이에 콩테, 목탄, 37.9 × 28.3 cm.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Josephine N. Hopper Bequest 70.452. © 2023 Heirs of Josephine Hopper/Licensed by SACK, Seoul<br>
에드워드 호퍼, 〈뉴욕의 영화관〉을 위한 습작, 1939. 종이에 콩테, 목탄, 37.9 × 28.3 cm.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Josephine N. Hopper Bequest 70.452. © 2023 Heirs of Josephine Hopper/Licensed by SACK, Seoul

본 전시는 2019년부터 서울시립미술관과 뉴욕 휘트니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이 공동 기획한 전시이다.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전 생애에 걸친 드로잉, 판화, 유화, 수채화 등 작품 160여점과 산본 호퍼 아카이브(Sanborn Hopper Archive)의 자료 110여 점을 7개 섹션으로 나누어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충실히 조망한다.

휘트니미술관은 1968년에 조세핀 니비슨 호퍼(1883~1968)에게 작고한 남편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 2500여 점과 작품 관련된 정보를 꼼꼼히 기록한 장부를 기증받았다. 또한 휘트니미술관은 2017년에 아서 R. 산본 호퍼 컬렉션 트러스트가 보유한 4000여 점의 아카이브를 이어받아, 에드워드 호퍼와 관련된 독보적인 연구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에드워드 호퍼, 〈맨해튼 다리〉, 1925–26. 종이에 수채, 연필, 35.4 × 50.6 cm.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Josephine N. Hopper Bequest 70.1098. © 2023 Heirs of Josephine Hopper/Licensed by SACK, Seoul<br>
에드워드 호퍼, 〈맨해튼 다리〉, 1925–26. 종이에 수채, 연필, 35.4 × 50.6 cm.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Josephine N. Hopper Bequest 70.1098. © 2023 Heirs of Josephine Hopper/Licensed by SACK, Seoul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는 파리, 뉴욕, 뉴잉글랜드, 케이프코드 등 작가가 선호한 장소를 따라, 도시의 일상에서 자연으로 회귀를 거듭하며 작품의 지평을 넓혀간 호퍼의 65년에 이르는 화업을 돌아본다.

전시는 ‘에드워드 호퍼’, ‘파리’, ‘뉴욕’, ‘뉴잉글랜드’, ‘케이프코드’, ‘조세핀 호퍼’, ‘호퍼의 삶과 업’ 등 7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에드워드 호퍼’ 섹션에서는 에드워드 호퍼의 삶과 궤를 함께하는 자화상과 드로잉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학생 때부터 단계별로 성장해 가는 그의 모습을 살핀다. 작가의 예술세계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어릴 때의 경험과 기억을 표현하는 작품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당대 예술의 수도로 여겨졌던 파리를 3회에 걸쳐 방문한 호퍼는 야외 작업을 하며 빛의 효과에 대해 눈을 뜨며, 화폭을 사선이나 평행으로 가르는 대범한 구도의 작품을 시도했다. ‘파리’ 섹션에서는 인물의 개성을 빠르게 포착한 그림에서는 생계를 위해 선택한 삽화가로서의 행보가 그의 예술에 끼친 영향을 볼 수 있다.

에드워드 호퍼, 〈뉴욕 실내〉, 1921년경. 캔버스에 유채, 61.8 × 74.6 cm.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Josephine N. Hopper Bequest 70.1200. © 2023 Heirs of Josephine Hopper/Licensed by SACK, Seoul
에드워드 호퍼, 〈뉴욕 실내〉, 1921년경. 캔버스에 유채, 61.8 × 74.6 cm.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Josephine N. Hopper Bequest 70.1200. © 2023 Heirs of Josephine Hopper/Licensed by SACK, Seoul

뉴욕 섹션의 경우 호퍼만의 독특한 시각과 경험이 작품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는 화려한 도시 풍경보다 평범한 일상을, 고층 건물의 수직성보다 수평 구도에 관심을 가졌다. 항해사를 꿈꿨던 그는 자연스레 이동에 관한 모티프에 끌렸고 고향에서 뉴욕으로 통학하며 받은 느낌은 도시와 자연에 대한 자각으로 이어진다. 1915년부터 1923년까지 시도한 에칭에서는 명암의 대조, 시공간의 재구성, 미국적인 주제가 돋보인다.

호퍼가 그린 뉴잉글랜드 지역 풍경은 얼핏 특별하지 않게 보이지만, 아내 조세핀 호퍼를 만나며 시작한 수채화의 투명한 느낌으로 인해 변화무쌍한 자연을 오롯이 표현했으며 그의 야외 작업은 깊이를 더한다. 해당 작품은 뉴잉글랜드 섹션에서 관람 가능하다.

케이프코드는 에드워드 호퍼에게 제2의 고향과 같은 장소이다. 30여 년간 매해 머물던 이곳과 관련된 작품들에서 평범한 장소에 대한 호퍼의 독특한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조세핀 호퍼 섹션에서는 호퍼의 예술에서 훌륭한 조력자뿐 아니라 여러 역할을 했던 아내 조세핀 니비슨 호퍼에 대해 알아본다.

에드워드 호퍼, 〈푸른 저녁〉, 1914. 캔버스에 유채, 91.8 × 182.7 cm.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Josephine N. Hopper Bequest 70.1208. © 2023 Heirs of Josephine Hopper/Licensed by SACK, Seoul<br>
에드워드 호퍼, 〈푸른 저녁〉, 1914. 캔버스에 유채, 91.8 × 182.7 cm.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Josephine N. Hopper Bequest 70.1208. © 2023 Heirs of Josephine Hopper/Licensed by SACK, Seoul

끝으로 호퍼의 삶과 업 사진, 삽화, 작가의 말과 글, 다큐멘터리 등 뉴욕 휘트니미술관의 소장품과 산본 호퍼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예술과 삶의 행적을 살펴본다.

이번 전시 제목 ‘길 위에서’는 호퍼가 파리, 뉴욕, 뉴잉글랜드 지역, 케이프코드로 향하는 길이자, 그곳에서 호퍼가 독자적인 예술을 성숙시켜 가는 여정, 나아가 그 길 위에서 우리가 호퍼를 만나는 순간을 상징한다.

최은주 관장은 “2023년 새봄을 맞아 서울시립미술관이 준비한 이번 전시가 에드워드 호퍼라 하면 떠오르는 현대인의 고독을 그린 작품뿐 아니라 호퍼가 평생 쏟은 예술에 대한 열정과 노력, 그의 삶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본 전시는 유료이며 관객의 안전과 쾌적한 관람을 위해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예매 및 전시 관람에 대한 상세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