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를 앞두고 한 외신과의 인터뷰가 국내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게 됐다. 윤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100년 전 일로 무릎꿇어야 한다라는 인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강대강 식의 접근이 미래의 한일관계에 도움이 안된다는 취지의 발언이지만 자치하면 일본의 식민지배에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본 정부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방문을 앞두고 공개된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관계에 대해 “100년 전 일 때문에 무릎 꿇어야 한다라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유럽에서는 100년 간 수차례 전쟁을 겪고도 전쟁 당사국들이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일관계에 대해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설득에 있어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한일관계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 서로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갈 것이 아니라 머리를 맞대자는 취지의 발언이다.

거센 비판 나선 야당

하지만 야당에서는 당장 비판이 쏟아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언인가 의심이 될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면서 “참으로 당황스럽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일본 과거사에 대한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질 나쁜 선동”이라면서 “대통령 발언의 진상을 확인하지 않고 선전선동에 앞장섰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일본 이야기만 나오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편향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앞으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3.1절 기념사 이후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실시한 3월 4주차(20일~24일)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는 3주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일~24일까지 5일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6명을 대상으로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3.3%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지율 추이는

3.1절 기념사 이후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였던 점을 비쳐볼 때 이번 발언으로 여론조사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이 이번 발언이 왜곡·전달됐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번 발언이 가져올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특히 일본의 태도가 아직 불분명한 상황 속에서 우리만 일방적으로 일본에 문을 개방하는 꼴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어떤 반응을 내놓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핵심은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는데 우리만 계속해서 손을 내밀 수 없다는 점이다. 일방적인 짝사랑에 우리 국민이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등을 돌리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상당히 힘든 싸움을 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아무리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에 대해 선의적인 의미로 발언한 것이라고 해도 우리 국민은 상당히 굴욕적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만 생각했지 우리 국민이 느낄 감정에 대해서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은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이 느꼈을 감정

한일관계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이 느꼈을 감정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고려를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윤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 전에 우리 국민에게 한일관계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식의 설득 과정을 거친 후에 워싱턴포스트 인터뷰가 나갔어야 했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에게 설득작업도 없이 일방적으로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우리 국민이 느꼈을 감정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서 그것이 결국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지율 하락은 여당인 국민의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그것이 결국 내년 총선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윤 대통령이 방미를 끝내고 귀국한 후 해당 발언에 대한 해명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우리 국민이 느꼈을 감정에 대한 해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