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하자판정건수, 1000세대당 0.07건…“품질에 대한 고집이 원동력”
겨울철 콘크리트 양생 ‘갈탄 대신 열풍기’, 안전과 품질 동시에 잡는다
층간소음 저감 위해 ‘고요안랩’ 설립…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과 협업도

삼성물산 래미안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품질시연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 래미안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품질시연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주택은 투자가치 높은 상품으로서의 의미가 주목받아 왔다. 그래서 주택의 본래 목적인 주거기능보다 투자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주택은 가족이 살아가는 생활공간이다. 특히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주거기능을 소홀히 하면 그 영향이 사회문제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정부 역시 주택의 주거기능에 눈에 돌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은 지난해 8월 16일 윤석열정부의 첫 부동산정책을 발표하며 “기존 주택 공급은 수요자 의견을 무시한 공급자 중심의 정책이었다”라며 “살고싶은 곳에, 살고싶은 품질의 주택을 꾸준하고 충분하게 공급하는 주거안정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의 주택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도 시간이 흐를수록 열띤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 건설사들이 내세우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면모와 지금까지 추진한 품질 향상 성과를 짚으며 실제 현장에 적용할 시 펼쳐질 미래,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해 봤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신축한 아파트 단지의 주된 과제 중 하나는 하자분쟁이다. 입주민들이 점차 꼼꼼하게 주거품질을 점검하면서 하자분쟁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아파트 하자분쟁 조정신청 현황을 보면, 지난 2021년 조정신청은 7686건으로 2020년과 비교해 75%나 늘었다. 이처럼 하자분쟁이 늘어난 이유로는 하자인정 범위 확대, 부동산 가격 상승,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등이 꼽힌다.

삼성물산은 철저한 품질관리로 하자분쟁 최소화에 노력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 래미안 아파트의 하자심사건수는 1000세대당 1.4건이며 하자판정건수는 1000세대당 0.07건에 불과하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주택현장 품질관리 플랫폼, 품질실명제 등의 제도 도입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주택현장 품질관리 플랫폼은 주요 공정에 따라 담당자가 수행해야할 업무를 세분화해 체계적인 정리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매뉴얼이다. 래미안은 착공 전 공사계약 및 각종 인허가 검토 단계부터 품질관리를 시작하며 현장에서는 주요 자재의 품질을 사전에 검수하고 품질시연회를 통해 잠재적 하자까지 사전에 찾아 보완하고 있다.

또, 주거 및 안전성능과 관련된 주요 공정은 전수점검을 실시해 시공자와 관리자가 적합한 품질이란 결론이 나왔을 때만 세대별로 품질스티커나 서명지를 부착하는 품질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후속 공정에 들어가려면 품질 전수점검을 통과한 뒤에야 가능하다.

안전까지 고려한 ‘열풍순환’ 콘크리트 양생

공법에서도 최대한 정석에 가까운 방식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겨울철은 콘크리트 양생을 하기 불리한 조건이어서 작업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삼성물산은 2015년 콘크리트 양생 공간에서 열풍기와 순환팬을 동시에 사용하는 ‘콘크리트 열풍순환 보온 양생 공법’을 개발, 특허를 등록한 뒤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이 공법은 콘크리트 양생공간에서 열풍기와 순환팬을 동시에 사용해 더 적은 에너지로 내부공간의 온도를 끌어올린다. 또, 상하 및 중앙·벽면 간 온도편차도 줄일 수 있다. 이는 온도편차로 발생하는 균열 등의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물산은 실내 온도 및 유해가스 농도를 관리하는 ‘스마트 열풍기’를 개발해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 열풍기는 열풍 순환을 통한 품질 향상뿐 아니라 유해가스나 화재 위험을 원격으로 감지해 인명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최명기 교수는 “콘크리트는 자갈, 모래, 시멘트, 물로 구성된다. 양생이란 자연적으로 물이 증발되는 것인데 겨울철에는 증발하지 않고 얼어버릴 수 있다”라며 “현장에서 비용 문제로 갈탄 등의 고체연료로 난방을 해 양생작업을 하는데 일산화탄소 등의 유해가스가 발생해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갈탄 등을 사용하지 말라는 규정은 없다. 온풍기를 사용하면 갈탄과 비교해 난방비가 많이 든다”면서도 “겨울철에는 환기가 잘 안되기에 온풍기로 난방을 하고 주기적으로 내부 공기를 순환시킨다면 작업자가 더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는 동시에 콘크리트 품질도 향상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삼성물산은 지하주차장 슬래브 하자 최소화를 위해 ‘크레스 플로어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콘크리트의 배합비를 다르게 하는 방법 등을 통해 마감 성능을 향상시켜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하자발생을 최소화하는 시공 방법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한국표준협회의 ‘한국서비스품질지수’ 아파트 부문에서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은 지난해 한국표준협회의 ‘한국서비스품질지수’ 아파트 부문에서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래미안은 준공 이후 유지 관리에서도 품질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준공단지에는 AS 전문인력을 배치하는 상주제도를 시행해 하자로 인한 불편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2005년에는 ‘헤스티아’라는 주거 서비스 브랜드를 도입해 하자 접수는 모바일 앱 ‘헤스티아’를 통해 편리하게 접수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AS처리에 대한 확인 및 점검도 진행된다. 고객센터에서 입주민에게 보수 결과에 대한 만족도와 다른 요구가 있는지 조사하는 해피콜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물산 자체적으로도 입주 후 90일, 1년, 5년이 되는 시점에서 주거성능과 품질에 대한 리뷰를 실시한다. 이 결과는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계약, 인허가, 설계, 기술 검토 시점부터 반영되기에 래미안의 품질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래미안은 국가고객만족도(NCSI) 아파트 부문 25년 연속 1위,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8년 연속 1위, 한국소비자평가(KCAB) 7년 연속 최고의 브랜드 대상 수상 등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라며 “품질에 대한 래미안의 고집이야말로 고객들에게 오랜기간 사랑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좋은 품질의 아파트를 선보이고자 프로젝트 전 과정에서 발전을 거듭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성능·경제성 감안시, 슬래브 두께 250㎜ 추천”

삼성물산 역시 층간소음 저감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5월에는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인 ‘래미안 고요안(安)랩’을 건립해 회사의 역량을 관련 연구에 쏟고 있다.

고요안랩은 연면적 2380㎡,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초음파 슬래브 두께 비파괴 측정장비 등 최첨단 연구장비를 도입했으며 층간소음 연구 인력뿐 아니라 미세진동 전문가, 콘크리트 재료 전문가 등의 전문 인력과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5월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인 ‘래미안 고요안(安)랩’을 건립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은 지난해 5월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인 ‘래미안 고요안(安)랩’을 건립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고요안랩 체험존에서는 윗층에서 일상생활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층간소음을 직접 들으면서 느낄 수도 있다. 특히 등급별로 층간소음을 체험해 적용 기술에 따라 소음의 정도가 달라지는 차이를 실제로 확인해 볼 수도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본격 시행된 층간소음 사후확인제에 대비해 지금까지 개발한 기술과 공법 등을 고요안랩을 통해 빠르게 검증하고 현장에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연구시설을 대외 연구기관 등에 공개하고 개발된 기술도 적극 공유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2020년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층간소음연구소를 신설한 바 있다. 이 연구소는 ENG실 산하 석박사급 인력 10여명으로 구성됐으며 층간소음의 원인 및 현황을 분석해 재료와 구조, 신공법 등 기술개발과 솔루션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2021년 3월에는 층고에 영향을 주지 않고 바닥 슬래브 두께를 높여 층간소음을 저감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해 특허 출원까지 완료했다. 해당 특허는 ‘슬래브 두께 변화를 통한 바닥충격음 저감 공법’으로 기존 210㎜ 바닥슬래브를 특정 부분만 250㎜로 두께를 높이는 특화기술이다. 

이 공법은 일부분만 바닥슬래브 두께를 높여도 전체를 높인 것과 유사한 층간소음 저감효과를 얻는 것이 특징이다. 바닥 구조 두께에 변화가 없어 건물 층고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기술이다.

또, 삼성물산은 고중량 바닥패널과 스프링을 활용한 층간소음 차단 신기술로 국가공인기관이 실시하는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 등급 평가에서 경량충격음·중량충격음 모두 1등급 인정서를 취득했다. 이 신기술은 완충재와 몰탈의 조합으로 바닥구조를 완성하는 방식과 달리 고중량 바닥패널과 스프링을 활용해 사전 제작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형태로 시공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산업현장의 고성능 장비 진동제어 기술에서 착안한 기술로 충격흡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데다 모듈러 방식을 통해 시공이 쉽고 균일한 성능을 확보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 현장에 해당 신기술을 적용해 국가공인시험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측정한 결과, 경량충격음 21㏈, 중량충격음 29㏈를 기록했다.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 1등급은 지난해 8월 기준이 강화되며 경량 및 중량 모두 충격음이 37㏈이하에 받을 수 있다. 삼성물산은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적용하기 어려운 리모델링 아파트에도 이 신기술을 적극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2022년 8월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과 함께 층간소음 저감기술 공동개발 협약을 맺고 관련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3사는 지금까지 축적한 층간소음 저감기술과 데이터 등을 공유하고 기술협의체를 구성해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말까지 최적의 층간소음 저감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래미안 고요안(安)랩 체험존에서 층간소음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래미안 고요안(安)랩 체험존에서 층간소음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 층간소음연구소 이승식 부소장은 “고요안 랩에서 측정한 결과, 슬래브 두께가 210㎜에서 250㎜로 증가할 때, 2~3㏈의 중량충격음 저감 성능이 향상됐으나 250㎜에서 300㎜로 증가하면 1~2㏈ 정도 성능이 향상됐다. 성능과 경제성 등을 감안하면 주로 250㎜ 두께의 슬래브를 고객들에게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량충격음 성능은 구조형식과 관련돼 있다.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고요안랩에서 측정한 결과를 보면 동일한 슬래브 두께 조건에서 라멘구조가 벽식구조 대비 약 3㏈ 정도 효과가 우수했다”고도 귀띔했다.

이 부소장은 “층간소음 문제가 사회문제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로 기업의 역할을 다하고자 층간소음연구소를 설립했다”라며 “현재 중량충격음 차단성능에 대해서 5개의 1등급, 1개의 2등급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이어 “층간소음을 해결하려면 업계의 협업이 필수적으로 업계 동동으로 기술을 개발해 신속하게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핵심 역량을 상호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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