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녀 7명 대상으로 MZ에 대해 물어보니
“미디어가 만들어낸 선입견, 세대갈등 촉발”
소통 중시...세대보다 ‘개인’으로 이해받고파
존중과 배려 바탕으로 기존 프레임 벗어나야

지난 4월 6일 투데이신문과 청년플러스포럼은 ‘ESG 관점의 MZ세대 뉴노멀 소통’을 주제로 제3회 청년플러스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공존 가능한 세대적 소통과 다양성 수용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이러한 논의의 장의 연장선에서 제1기 청년플러스 서포터즈 대학생 기자단 21명이 직접 발로 뛰어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기획기사 [청플 Report]를 소개한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강시원 김채원 유지혜 이지예 최유진 기자】언제부터일까. 1980~2000년대생을 지칭하는 MZ세대는 현 청년 세대를 지칭하고 묘사하는 고유 명사격의 용어가 됐다.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모습부터 무선 이어폰을 낀 채 상사에게 강한 주장을 내세우는 모습 등 미디어와 SNS에서 묘사되는 MZ세대의 모습은 기성세대와는 사뭇 다른 특징들로 뭉쳐있는 세대처럼 보인다.

정작 MZ세대는 이같은 묘사들이 잘못된 프레이밍으로 만들어낸 이미지에 불과하다고 항변한다. MZ세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MZ세대는 자신들의 모습을 어떻게 바라보고 또 표현하고 있을까. 온라인상에서 표현되는 MZ세대의 모습에 대한 고찰과 함께 실제 MZ세대의 목소리를 따라가며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세대 간 소통의 열쇠를 찾아보고자 한다.

성급한 일반화에 빠져버린 ‘MZ세대’

최근 SNL 코리아 시즌3의 ‘MZ 오피스’가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회사 내에서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에어팟을 끼고 일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장인물을 통해 MZ세대를 풍자하고 있는 해당 프로그램은 MZ세대에 대한 공감과 부정적인 감정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MZ세대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각종 언론 매체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블라인드에서는 MZ세대들의 태도, 가치관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많은 게시글이 상당수 존재했다. “신입 사원들이 회식 때 고기를 굽지 않는다”, “메신저로 소통할 때 답장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등 그 사례나 상황 또한 다양했다. 블라인드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서로의 의견을 묻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이다. 이러한 개개인의 사례가 마치 모든 MZ세대의 공통적인 문제점인 것처럼 일반화되고, 또 이러한 사례들이 기사화되는 과정에서 MZ세대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확산되고 있었다. 

'SNL 코리아 - MZ 오피스' 속 한 장면 [사진출처= 쿠팡플레이 유튜브 갈무리]
'SNL 코리아 - MZ 오피스' 속 한 장면 [사진출처= 쿠팡플레이 유튜브 갈무리]

미디어로 형성된 ‘MZ세대’ 프레이밍 

이렇듯 MZ세대를 풍자하고 비난하는 미디어 콘텐츠로 인해 지나치게 편향된 MZ세대에 대한 프레이밍과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다. 미디어를 통해 묘사된 일부 MZ세대의 부정적인 측면이 획일적으로 비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관련 연구 결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월 한국언론학회 67권 1호에 실린 ‘미디어에서 묘사된 MZ세대 조직원 특징에 대한 당사자의 주관적 인식연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미디어에 나타난 MZ세대의 모습을 “개인주의적이고, 거침없이 의견을 표현하고, 조직에 헌신하지 않는다”고 묘사했다. 참여자들은 전반적으로 미디어를 통해 묘사된 MZ 조직원의 모습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는데, 이러한 묘사가 세대 간 갈등을 만들 수 있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또 미디어의 MZ세대라는 구분과 정의, 용어 사용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2월 25일~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사회의 세대 구분 방식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출생연도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는 용어(베이비부머/X/M/Z세대 등)가 갈등을 부추기며(68%), 세대 간의 이해를 어렵게 한다(53%)는 의견이 응답자의 절반을 넘겼다. 세대를 구분하는 용어 사용은 같은 세대 안에서 동질감을 높이는 효과도 있지만, 다른 세대와의 구별되는 특징으로 인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이를 통해 MZ세대라는 용어의 등장과, 미디어를 통해 과장되게 묘사된 MZ세대의 모습이 세대 갈등과 함께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MZ세대는 미디어에 묘사된 모습과 어떤 차이점이 존재할까.

미디어상에서 기성세대와는 구분되는 특징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는 MZ세대. 그러나 2022년 한국행정연구원 국정데이터조사센터에서 수행한 ‘사회통합실태조사’ 분석에 따르면 MZ세대와 기성세대는 타 집단에 대한 포용성 수준, 삶에 대한 주관적 인식 등에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코로나19 시대 MZ세대의 사회성 발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5271명 중 사회성 발달이 높다고 평가된 비율은 Z세대 학생 청소년에서 52%로 가장 많았다. 이후 Z세대 대학생은 49%, M세대 전기와 후기는 각각 42%와 20%였다. 반면, X세대는 19%에 불과했다. 

이렇듯 MZ세대는 기성세대와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X세대 보다 MZ세대의 사회성 점수가 높다는 연구 결과는 실제 MZ세대의 모습은 미디어에서 프레이밍 된 모습과 다르다는 것을 시사한다. 일부 ‘개인’의 문제를 ‘MZ세대’의 문제로 일반화하고 세대 갈등을 촉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세대 갈등은 MZ세대와 기성세대가 직접적으로 부딪치고 교류하는 직장 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그 이유와 관련해 인하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한광섭 교수는 “우리나라의 압축 성장과 급격한 디지털화로 인한 세대 간 경험의 폭과 세대 갈등에 대한 흥미 위주의 프레임이 두 가지 주요 요인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흥미 위주의 프레임은 M세대와 Z세대 간에도 많은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MZ세대는 이럴 것이다’라는 프레임으로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부분만 부각하고 이를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확산시킨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프레임을 벗어나야 보이는 ‘MZ세대’

이제는 기성세대와 미디어에서 만들어 낸 MZ세대 프레이밍에서 벗어나 MZ세대의 목소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20대 남녀 7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MZ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고 개인을 중요시하는 세대”, “존중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로운 세대”, “나의 행복이 우선이 되는 세대이자 많은 인덱스를 가지고 효율성을 중시하는 세대”라는 등 자유로운 견해를 밝혔다.

‘본인이 MZ세대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개인주의, 디지털 네이티브 등의 (MZ세대의) 특징들이 부합하기 때문에 MZ세대라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요즘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이기주의와 같은 (MZ세대의) 특징과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나왔다. 이처럼 자신을 MZ세대라고 받아들이지만,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모습과는 부합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미디어에서 이뤄지는 MZ세대에 대한 부정적 여론 형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프레이밍으로 인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앞서 선입견을 가지게 돼 사람을 잘못 판단할 수 있다”, “개인의 성향을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MZ세대에 대한 프레이밍은 모든 세대에 피로감을 줄 수 있다” 등의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MZ세대는 어떤 소통의 방식을 원하고 있을까.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기성세대와 소통하고 싶어 했으며, 프레임을 통한 ‘세대’보다는 ‘개인’으로 존중받고 한 ‘인간’으로 이해받고 싶어했다.

대학생 김모(21)씨는 “MZ세대의 일원으로서 MZ라는 프레이밍이 아닌 한 개인으로 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저희가 무엇인가를 올바르지 않게 하고 있을 때, ‘MZ세대는 원래 그러니까’라는 선입견으로 넘어가지 마시고 올바른 방식을 알려주신다면 행동과 말을 고치고 바람직한 사회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MZ라는 한 세대로서의 대우가 아닌, 개인으로의 대우를 원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에는 기성세대의 충고와 조언을 받아들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랜서 김모(23)씨는 “권위적이고, 일적인 부분에서만 소통하는 상사보다는 사생활의 선은 지키되 인간적인 면이 있는 상사와 일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일을 하는 ‘대상’이 아닌 이해를 받을 수 있는 한 ‘인간’으로 대우받고 싶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를 통해 관료제 속 소외감을 극복하고 싶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외에도 답변자들은 “서로를 존중하며 배려하는 조직을 원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널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싶다”라고 답변하며 이해와 존중, 배려를 매개로 한 소통을 강조했다. 

한광섭 교수는 “MZ세대와 기성세대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어떤 조직이든 조직의 목표가 있는 반면 조직 내 세대 간 갈등은 이런 기본 명제 달성에 방해 요인임이 분명하다”며 “세대 특성을 이유로 편견을 갖고 서로 배제하는 일은 없어야 하고 명확한 목표와 방향을 위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성세대와의 갈등을 촉발한 기존 MZ세대의 프레임을 벗어던지고,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소통으로 MZ세대란 무엇인지 새롭게 정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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