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직장인 6명과 심층 인터뷰 진행
“MZ세대? 밝히지도 불리고 싶지도 않아”
MZ 담론, 과도한 일반화 오류 대표 사례
미디어가 만들어 낸 청년상에서 벗어나야

지난 4월 6일 투데이신문과 청년플러스포럼은 ‘ESG 관점의 MZ세대 뉴노멀 소통’을 주제로 제3회 청년플러스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공존 가능한 세대적 소통과 다양성 수용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이러한 논의의 장의 연장선에서 제1기 청년플러스 서포터즈 대학생 기자단 21명이 직접 발로 뛰어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기획기사 [청플 Report]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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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곽해원 김태은 문혜영 유민하 정혜선 기자】 당신은 MZ세대인가. 요즘 지상파, 유튜브, 기사할 것 없이 다양한 매체에서 MZ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MZ세대란 M세대와 Z세대를 통틀어서 이르는 말로, 통상적으로는 1980년대 초반에서 201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사람을 일컫는다. MZ세대란 표현이 사회적으로 통용되면서 MZ세대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직장에서의 MZ세대의 모습을 희화화한 영상이 사회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이것이 사실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MZ세대 직장인이 실제로 자신을 MZ세대라고 정의하는지와 실제 직장에서의 세대 갈등 양상에 대해 알아보고자 했다.

인터뷰 대상은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는 20대 청년 6명으로, 각각 리서치 회사, 화학 회사, 반도체 회사, 통신 회사, 케이블 납품 회사, 보험 회사에 재직 중이다. 직장 내에 세대 갈등이 존재한다면 그 사실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을 사회 초년생에 해당하는 20대를 인터뷰 대상으로 선정하려고 노력했다. 또 세대 갈등과 MZ세대 이슈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인터뷰 대상의 직업군 역시 다양성을 확보하려 했다. 인터뷰는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8일까지, 1대1 대면으로 진행했다. 질문은 기본 인적 사항, 직장 생활 전반, MZ세대에 대한 인식과 세대 갈등 등 이렇게 세 가지 분류로 나눠 총 21개의 문항을 사용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6명의 청년 직장인들은 MZ세대라는 표현의 모호성과 MZ세대 용어에 부여된 부정적인 이미지, 회사 내에서의 개인 간 갈등을 세대 갈등으로 몰아가는 현상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에 따라 청년 직장인들이 기성세대와 세대가 아닌 개인으로 소통하고자 함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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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MZ세대라고 느끼지 않는 청년 직장인들

일단 저는 MZ세대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회사 안의 젊은 사람들은 세세하게 나눠져 있는데 80년대생과 90년대생은 비슷하지만 2000년대생은 스마트폰이랑 인터넷의 발전을 더 누리고 자라서 그런지 확실히 다른 느낌이 있어요. (청년 1, 지방 근무, 사무지원 직무, 29세/여)

MZ세대는 신세대라는 느낌이 있는데 저는 거기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뭔가 애초에 MZ세대라는 용어 자체가 누가 거기 속하는지 불분명하고 그냥 젊은 사람은 다 MZ다! 라고 하는 거 같달까? (청년 2, 서울 근무, 미디어 기획직무, 27세/여)

인터뷰에 참여했던 청년들 대부분은 본인이 MZ세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MZ세대는 본인들보다 더 어린 사람을 부르는 말이라고 생각하거나 SNS 혹은 IT 기기를 다루는 데 익숙한 사람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이가 비슷한 직장 동료들 역시 자신이 MZ세대가 아니라고 느끼고 있다고도 말했다.

본인이 MZ세대에 해당함에도 MZ세대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로는, 실제 회사 안에서는 같은 20대끼리도 성향이나 나이에 따라 여러 집단으로 나뉘는 데에도 불구하고 MZ세대라는 용어가 그러한 다양성을 포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에 더해 MZ세대라는 용어가 너무나 폭넓은 나이대의 청년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고 있다는 사실에도 반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MZ세대는 1980년대생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사람들을 전부 지칭하는 용어인데, 청년들 모두 이러한 구분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이대만 고려하면 인터뷰에 참여한 6명의 청년은 모두 MZ세대에 속한다. 그러나 이들은 직업을 선택한 이유와 선호하는 노동환경,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등 도저히 하나의 분류로 묶을 수 없을 만큼 서로의 생각이 달랐다.

MZ세대라고 불리고 싶지 않은 청년 직장인들

MZ세대는 철없다는 이미지가 떠오르고, 좋아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MZ세대 같은 말투나 행동에서 멀어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년 3, 지방 근무, 사무관리 직무, 24세/남)

미디어에서 소수의 안 좋은 MZ세대의 사례를 너무 부풀려서 성급하게 일반화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대다수의 MZ세대도 그걸 보면서 ‘저건 좀 아니다’라고 생각할 것을 가지고 MZ는 이렇다고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청년 4, 지방 근무, 설계 및 개발 직무, 24세/여)

미디어에서는 막 회식을 싫어하고, 회사 사람과 공적인 관계만 맺고 싶어 하고, 사적으로 친해지는 것은 싫어하는 모습으로 묘사하는데요. 저는 그건 사람의 성향 차이이지 꼭 세대 전체의 특징인 거 같지 않아요. 미디어에서 이야기하는 MZ세대의 특징은 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청년 5, 서울 근무, 리서치 직무, 25/여)

인터뷰에 참여했던 청년들은 다들 ‘MZ세대는 어떻다’는 고정관념이 사람들 사이에 존재한다고 답했고, 본인은 그런 MZ세대의 모습과 다른 행동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MZ세대가 IT 기기를 잘 다룰 수 있는 젊은 세대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도 있지만 반대로 ‘철이 없다’, ‘본인을 우선시한다’ 등과 같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회사 생활을 하면서 본인이 MZ세대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있다고 했다.

청년들은 MZ세대의 부정적 이미지를 학습하게 되는 창구로 미디어를 꼽았다. 특히 코미디 프로그램이나 뉴스 등에서 청년들의 특이한 사례를 전체 청년들에게 확대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디어를 통해 생산된 MZ세대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청년들의 행동에 제약을 걸고, 회사 내에서 더 조심스럽게 행동할 수밖에 없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직장 내 세대 갈등이 아닌 개인 갈등

세대 갈등은 잘 모르겠는데, 세대 차이는 좀 느껴요. 근데 이게 업무적인 부분보다 사적인 이야기 있죠? 결혼관이나 삶에 대한 생각? 이런 거 이야기할 때 다르다고 느끼는 정도? 업무적인 부분에서는 갈등이 있기야 하죠. 그런데 세대 갈등이라고 하긴 어렵고, 개인 갈등이라고 생각해요. (청년 5, 서울 근무, 리서치 직무, 25세/여)

세대 차이는 있어요. 가치관 같은 부분에서. 그런데 제가 회사에서 본 갈등은 세대 차이에서 비롯한 것보다 개인의 문제로 인한 것이었어요. (청년 6, 서울 근무, 영업직, 25세/여)

모든 상사랑 세대 차이를 느끼는 건 아닌데, 정말 높은 직급의 상사들이랑은 세대 차이가 있어요. 그런데 갈등은 꼭 그 세대 차이 때문에 생기는 거 같지 않았고, 업무량이 너무 많고 업무 강도가 센 부서에서 다들 힘드니까 생기는 거 같아요. (청년 1, 지방 근무, 사무지원 직무, 29세/여)

직장 내에서의 세대 갈등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청년 직장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회사 상사와의 갈등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그것을 세대 갈등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다. 또한 상사와 세대 차이를 느끼는 순간은 업무적인 부분보다는 사적인 부분, 결혼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가치 등과 같은 곳에서 의견이 다를 때라고 답했다.

회사 안에서 직장 상사와의 관계가 수직적이며 상사가 과도하게 위계를 따진다고 답한 인터뷰 참여자의 경우에도 이러한 문제를 세대 갈등으로 치환하기에는 무리라고 했다. 상사의 고압적인 태도로 인한 갈등은 개인의 특성 차이로 인한 문제이지 세대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갈등이 모든 부서에서 모든 상사와 있는 것도 아니고 부서에 따라, 상사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세대 갈등으로 이야기하기는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직장 상사와의 수평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 회사 내에서 직급 대신 ‘님’과 같은 수평호칭을 사용하는 시도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긍정과 부정으로 의견이 갈렸다. 이러한 시도가 상대를 어떻게 칭해야 좋을지 애매한 상황에서는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직장 내 갈등이나 상사와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바꾸는 데에는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MZ세대’가 아닌 청년 개인을 보려고 노력해야

이렇듯 MZ세대에게 부여되는 긍정과 부정의 이미지도, 직장 내의 갈등이 모두 세대 갈등이라는 분석도 현실과는 맞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고, 해결해야 할까.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사회학과 신인철 교수는 “MZ세대는 과도한 일반화의 오류로 탄생한 담론”이라며, 청년세대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신 교수는 “MZ세대는 비슷한 시기에 출생해 역사적 경험이나 시대적 특성을 함께 공유하며 성장한 출생 코호트만을 가지고 젊은 세대 전부를 하나로 묶은 과도한 일반화 오류의 대표적 예”라며 “개인적 특성에 대한 판단에서는 세대 구분보다 MBTI가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MZ세대 담론이 너무 과도한 측면이 있다”라고 꼬집었다.

세대 간의 이견과 차이는 어느 시대나 존재했으며, 미래에도 분명 찾아볼 수 있고 이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청년세대에 대한 불분명한 특징을 바탕으로 청년 집단 전체와 회사 안의 갈등 전체를 설명하려고 하면 오히려 직장 내 갈등을 심화시키는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미디어가 씌워 놓은 MZ세대의 이미지를 벗고 청년의 진짜 모습을 보려고 해야만 비로소 세대 갈등 속에서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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