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빈자리, 다음달 9일 보궐선거 실시
친윤이냐 비윤이냐 내부적으로 고심 깊어
경선 or 단수추천, 김기현 리더십의 방향은
내년 총선 앞두고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국민의힘이 다음달 9일 태영호 의원이 사퇴한 최고위원의 빈자리를 채운다.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최고위원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하고 선거관리위원장에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선임했다. 총 7인으로 위원장 1명, 간사 1명, 위원 5명으로 구성됐다.

선거는 중앙위원회에서 이뤄지는데 핵심은 경선이냐 추대냐이다.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굳이 경선을 할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와 함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경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태영호 사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를 하면서 국민의힘은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게 됐다. 이에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선거관리위원장으로 하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간사는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위원으로는 배현진·홍석준·노용호 의원, 양홍규·함인경 변호사 등이다. 다음달 9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선거를 치르기로 했는데 ARS와 결합한 온라인 방식으로 최고위원을 선출하기로 했다. 이에 오는 26일 등록 공고를 한 뒤 29∼30일 이틀간 출마 후보 등록을 받기로 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눈에 띄는 것은 코인 투자 의혹이 불거진 김남국 의원을 염두에 뒀는지 사전 질문서를 도입하기로 했고, 재산 형성을 묻는 항목에 가상자산 보유 여부를 묻기로 했다. 기탁금으로 4000만원이고, 자격심사 탈락 시 전액 반환하고, 예비경선에서 탈락하면 50%를 돌려준다. 또한 자격심사는 오는 30일∼31일 진행하고, 컷오프는 후보가 5명을 넘으면 실시한다.

이번 보궐선거가 중요한 이유는 태영호 전 최고위원이 잇따른 설화와 논란을 일으키면서 자진사퇴를 했기 때문이다. 그 자진사퇴의 공백을 메꾸는 것이면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1년 동안 최고위원의 공백이 생긴다는 점에서 태 전 최고위원의 후임 최고위원이 가장 중요한 자리가 됐다.

후임 누가 되나

무엇보다 태 전 최고위원의 후임이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어떤 인사가 후임 최고위원으로 앉느냐가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됐다. 태 전 최고위원과 김 최고위원이 극우적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점에서 외연 확장의 숙제를 안고 있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외연 확장에 적합한 인물을 최고위원으로 내세워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아직도 극우 세력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과연 극우 색채를 뺀 인사가 후임 최고위원이 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다만 중앙위원회가 기존 책임당원 중 핵심 멤버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한 투표와는 다른 선거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의외의 인물이 최고위원에 앉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경선으로 치러질 것인지 아니면 단독 후보를 내세워 추대로 갈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보궐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단독 후보를 내세워 중앙위원들에게 찬반 여부를 묻는 형식을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누구’를 내세울 것이며, 그 ‘누구’를 내세웠을 때 논란이 불거질지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친윤계 인사를 내세운다면 친윤계가 당을 완전히 장악한다는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거꾸로 비윤계를 배려한다면서 비윤계를 최고위원 후보로 내세운다면 친윤계가 과연 가만히 있겠냐는 것이다. 특히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될 가능성도 매우 높기 때문에 그에 따라 후폭풍도 상당히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추대를 한다면 계파색이 옅은 사람을 내세워야 하는데 그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김기현 대표 체제와 맞는 사람을 내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경선 후폭풍

그렇다고 경선을 할 경우 그에 따른 후폭풍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친윤계와 비윤계의 갈등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친윤계 일색인 지도부에서 비윤계가 어떤 식의 태도를 취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천아용인(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허은아 의원·김용태 전 최고위원·이기인 경기도의원)으로 불리는 친이준석계는 최고위원 후보 출마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비윤계는 후임 최고위원직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후임 최고위원 선출을 두고 계파 갈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 역시 후임 최고위원을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윤석열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미 태 전 최고위원이 내년 총선 공천에 대통령실이 깊숙이 개입한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대화가 녹음된 내용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대통령실이 내년 총선 공천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대통령실과 어떤 관계 설정을 해야 할 것인지도 후임 최고위원의 고민이 될 것이고, 국민의힘 중앙위에서도 이런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이에 이번 보궐선거에서 막상 후보로 나설 인물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자천타천으로 거론된 인물들은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름을 올리는 사람들로 당내에서는 이용호 의원, 박성중 의원, 정점식 의원 등이다. 그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용호 의원은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벅찬 자리이기도 하고, 감당할 수 있는지 여러 생각도 들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면서 적극적으로 나설 의향은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현재 후임 최고위원으로 가장 유력한 인물인데 일단 손사레를 치고 있다.

이 의원이 후임 최고위원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현재 김기현 대표 체제가 영남 일색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태 전 최고위원이 서울 강남갑 지역구이기 때문에 수도권 인사나 호남 인사가 적합한 인물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의원이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즉, 외연 확장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임 최고위원으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김기현 리더십

이와 더불어 앞서 언급한대로 ‘단독 추대’냐 ‘경선’이냐를 두고 김기현 대표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려면 경선보다는 단독 추대로 가야 하는데 쉽지 않다. 지도부가 출마 의향이 있는 후보들 간에 자연스런 교통정리를 통해 경선 없이 사실상 추대를 한다면 그것은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기현 지도부 입장에서 이번 후임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내년 총선으로 가기 위한 첫 번째 난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것을 제대로 넘기지 못한다면 김기현 대표 체제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실이 김기현 대표 체제에 대한 실망감을 보이기 시작한다면 김기현 대표 체제는 상당한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최근 일어나고 있는 비대위 체제 전환 소문과 맞물릴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김기현 대표에게는 이번 후임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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